▲ A 씨는 국유지를 무단 점유하고 무허가 비닐하우스를 설치했다.

A 씨, 국유지 무단점유하고 무허가 하우스 설치
원주시, 점용료 징수해야 하는데 이전 보상 검토

원주시가 세금을 징수해야 할 대상에게 오히려 세금을 지급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순 행정실수라고 하지만 탁상행정의 폐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주시는 남원주역세권 개발사업과 맞물려 진입도로 확장공사를 추진 중이다. 남원주 IC 인근부터 남원주역세권 초입까지 1.26㎞ 구간을 폭 30m에서 43m로 넓히는 사업이다.

도로 확장에 따라 토지 및 지장물 보상에 대한 감정평가가 진행 중이며, 12월부터 보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원주시가 지장물 보상 대상자를 선별할 때 불법건축물 소유자까지 포함시켰다는 점. 엉뚱한 사람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려 했다는 것이다.

무실동 1555-11 번지는 제방부지(38㎡)로 소유자는 정부(건설부)로 되어 있다. 인근 주민에 의하면 몇 해 전 A 씨는 이곳을 개간해 창고용으로 무허가 비닐하우스를 설치했다.

일반인이 국유지를 사용하려면 원주시로부터 국유지점용허가를 받거나 이를 매입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원주시가 국유지 점용에 따른 점용료를 징수해야 한다.

원주시에 확인결과 A 씨는 땅을 매입한 것도, 국유지 점용허가를 받은 상태도 아니었다. 하지만 원주시는 A 씨의 비닐하우스를 이전보상 대상에 포함시켜 내달 보상을 계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 큰 문제는 본지 취재가 시작되기 전 A 씨가 국유지 점용허가를 받았는지 여부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주시 관계자는 "A 씨 비닐하우스는 사업대상 구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전비 보상 대상에 포함됐던 것"이라며 "이전 보상비 지급 여부나 국유지 점용료 징수는 향후 소관 부서와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국유지를 무단 점유하고 불법 건축물까지 지어 처벌을 받아야 할 대상에 보상하려 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며 "원주시가 잘못된 선례를 남기면 국유지에 무허가 건축물을 지은 다른 사람들도 보상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