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푸드 공급을 위해 건립한 원주푸드종합센터.

내년부터 고등학교 전학년 무상급식이 시행되면서 학교급식의 질적 하락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익자 부담 방식으로 운영 중인 인문계 고교 대부분이 무상급식으로 인해 급식단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고교 전학년 무상급식은 전국 광역단체 중 처음 시행된다. 지난 10월 강원도, 강원도교육청, 강원도의회, 강원도시장군수협의회, 강원도시군의회의장협의회가 전격 합의하며 성사됐다. 학교급식 식품비는 강원도 40%, 시·군 40%, 강원도교육청 20%를 부담한다. 인건비와 운영비는 강원도교육청에서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관내 고교생은 9천500여명이며, 연간 식품비는 38억 원 가량 소요된다. 문제는 무상급식 시행으로 관내 10개 인문계 고교 중 8개 학교의 급식단가가 올해보다 줄어든다는 점이다. 현재 1식에 2천520원인 대성고, 진광고, 육민관고는 내년부터 2천120원으로 하락한다. 표준급식단가가 적용돼 400원 감소하는 것이다.

원주여고, 치악고, 북원여고도 328원 감소하고, 원주고도 227원 감소하는 등 8개 학교의 급식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고교생 및 학부모, 교사들은 급식의 질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1학년은 일부, 2·3학년은 대다수가 하루 2끼를 학교급식으로 해결하는 상황에서 급식의 질이 떨어지면 학생들의 건강권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교사 A 씨는 “지금도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1끼에 400원씩 줄어들면 불만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편적 복지를 실현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조속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표준급식단가대로 적용하면 급식의 질적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식재료 구입비를 낮춰 현행 식단을 유지하도록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교별로 구입하는 식재료를 공동 구매 시스템을 갖춰 단가를 낮춘다는 전략이다. 가공품의 경우에도 선호하는 제품을 선정, 공동 구매하겠다는 것.

또한 시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조만간 학교 관계자를 초청, 의견을 수렴한 뒤 공동 구매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표준급식단가를 인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원도와 강원도교육청에서 결정·고시한 표준급식단가가 타 시·도와 비교해 최저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원창묵 시장은 지난 8월 정례브리핑에서 표준급식단가의 상향 조정을 제안한 바 있다. 표준급식단가를 높여 학생들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해야 한다는 요구였다. 원주시 관계자는 “표준급식단가의 현실화는 물론 궁극적으로 초·중·고 무상급식은 국비로 시행하는 것이 지역 간 편차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