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 주최로 시내버스 공청회가 지난 14일 개최됐다.

원주 시내버스 기사들이 춘천·강릉과 비교해 근로시간은 길고, 임금은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운수업체에서는 적자 운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시내버스 승객들은 줄곧 이용불편을 제기하는 등 시내버스 정책이 총체적 난국이라는 지적이다.

원주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가 지난 14일 개최한 ‘원주시 대중교통 이용촉진 및 편의증진 기본조례’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이 같은 ‘시내버스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다. 용정순·곽희운 시의원이 기본조례안을 공동 발의했으며, 오늘(20일) 개회하는 시의회 임시회에 상정됐다.

공청회에서 용정순 시의원은 “주민생활과 밀접한 대중교통을 체계적으로 구축·운영하고, 대중교통의 효율성 및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원주시민의 대중교통 이용촉진 및 편의 증진을 위해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근무환경 열악·운수업체 적자

공청회에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하진섭 버스노동조합 태창운수지부장은 원주 시내버스 기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실태를 전하며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하 지부장에 따르면 춘천·강릉지역의 시내버스 기사들의 근로시간은 하루 평균 15∼16시간이다. 반면 원주 시내버스 기사들은 하루 평균 16∼18시간을 근무한다고 하 지부장은 전했다.

월 17일 근무했을 때 기준임금도 춘천 293만여 원, 강릉 235만여 원에 비해 원주는 216만여 원으로 적었다. 하 지부장은 “차량 증가 및 불법주정차 등으로 배차시간을 맞추지 못해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시내버스 증차를 요구했다.

시내버스 운수업체인 대도여객의 박은교 이사는 “35억 원을 투입해 태창운수로부터 시내버스 35대를 구입해 운행하고 있는데,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 “지금 같아서는 당장 회사를 팔아치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기사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시민들은 불편 민원을 제기하고, 민원으로 인한 원주시의 압박 등으로 회사가 고통 받고 있다고 박 이사는 하소연했다.

게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태창운수가 오는 4월 5일 회생 또는 파산이 결정될 예정이다. 만일 파산 결정이 날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재학생 1천200명인데 시내버스는 5대 불과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육민관고 김래완 학생, 고3 자녀를 둔 학부모 최향숙 씨, 김용섭 원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등은 시내버스 불편 민원을 제기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학부모 최향숙 씨는 “제 아이가 재학 중인 원주공고 학생 수는 1천200명인데, 오전7시부터 9시까지 원주공고를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5∼6대에 불과하다”면서 “약 1천명의 학생은 택시, 카풀 또는 부모가 데려다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원주교육지원청 김종상 씨도 “고교통학버스가 등교할 때 1회만 운행하고 있어 학생들은 등교 2회 운행 및 하교버스 신설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최영창 원주시 대중교통과장은 “민원 해소를 위한 시내버스 노선의 획기적 개선을 위해 지난 2015년 7월 용역을 완료했으나 운수업체와 협의가 미흡했고, 태창운수의 법정관리로 미뤄졌다”면서 “노선 개편에 본격 착수해 시내버스 이용률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용정순 시의원은 “이번 공청회를 계기로 시내버스 정책에 시민들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되는 주민 참여형 체계가 갖춰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시내버스 5만2천명 이용

한편 시내버스 현황은 동신운수 77대, 태창운수 43대, 대도여객 40대 등 160대이다. 작년 11월 말 현재 시내버스 이용자는 하루 평균 5만2천여 명이며, 연간 누적 이용자는 1천900만여 명이었다. 이들 중 교통카드로 요금을 지불해 100원을 할인받는 교통카드 이용자는 전체의 약 80%였다. 또한 환승 이용자는 전체의 14%였다.

지난해 교통카드 할인 및 무료 환승으로 인해 원주시가 3개 운수업체에 지급한 재정지원금은 39억8천여만 원이었다. 또한 원주시는 3개 운수업체의 손실보전 차원에서 벽지노선 재정지원금 1억3천여만 원, 비수익노선 재정지원금 2억5천여만 원을 지원했다. 교통카드 할인 및 무료 환승에 따른 재정지원금은 운수업체에서 당연히 받아야 하는 수익이며, 벽지노선 및 비수익노선 재정지원금은 모두 3억8천만 원에 불과해 운수업체에서는 재정지원금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