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동에 위치한 S유치원에서 아무도 모르는 사이 아동이 혼자 유치원을 이탈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보육시설 안전관리에 대한 점검이 요구된다. 

A(4) 군의 어머니 윤모(무실동) 씨가 A 군을 보호하고 있다는 주민의 전화를 받은 것은 지난달 24일 오전11시10분경이었다. 윤 씨는 유치원에 있어야 할 아이가 길에서 발견됐다는 낯선 주민의 전화를 받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A 군은 사건 당일 혼자 유치원을 빠져나와 거리에서 배회하던 중 4차선 도로에서 인근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다행히 A 군이 부모가 운영하는 사업장 이름을 말해 주민이 연락처를 찾아 아이를 빠른 시간 내에 부모에게 인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윤 씨가 주민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A 군을 인계 받는 동안 S유치원에서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S유치원은 A 군이 없어진 사실 조차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야 찾아 나서면서 전화로 아동의 실종사실을 알려온 것이다.

윤 씨는 "주민의 전화를 받은 지 약 40분이 지난 11시50분경 유치원 원장으로부터 아이가 외출했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너무나 황당했고, 아이가 거리에서 혼자 어떤 사고를 당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던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고 가슴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A 군은 당일 오전10시57분 경 혼자 유치원 문을 열고 밖으로 빠져나오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결국 유치원은 아동 이탈 후 약 1시간이 지나서야 실종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사건 당일 A 군은 전날부터 복통과 구토 증상을 보여 병원을 들러 평소보다 늦은 10시30분경 등원했다. 또한 윤 씨는 담임교사인 B 씨에게 아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각별히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B 씨는 A 군이 활동에 참여하기를 거부하고 힘들어 하자 등원 직후 유치원 현관문과 가까운 교무실에 눕힌 것으로 확인됐다. 

그 후 B 씨를 포함한 S유치원 교사들은 모두 활동에 참여해 A 군을 지켜 본 교사는 없었으며, 때문에 아동이 밖으로 나간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S유치원은 현관 안쪽 문에 수동 잠금장치가 있으나 사건 당시 잠금장치가 열려 있었고, 바깥 자동문은 문을 여는 스위치가 아이들 손에도 닿을만한 높이에 있어 A 군이 쉽게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한편 윤 씨는 이번 사건이 아동 방치에 해당하고 과거에도 폭행 등 의심스러운 점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25일 B 씨와 S유치원 원장을 아동학대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원주경찰서는 원주시아동보호전문기관과 협력해 유치원 CCTV를 확보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두 기관에 따르면 CCTV를 통해 아직까지 폭행 사실이 확인된 것은 없으며, 아동 방치에 대한 고의성 여부를 확인·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주교육지원청도 S유치원에 대한 점검을 진행했으며, 안전관리에 대한 시정조치 및 교사 연수 등을 진행해 계도할 방침이다. 

S유치원 원장은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아이가 유치원을 나가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도록 한 것에 깊이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안전에 철저히 신경 쓰겠으며, 큰 충격을 받으신 부모님께도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B 씨는 지난달 말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직했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