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장애인 복지 서비스 일환으로 장애인보장구AS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업 예산의 약 20%만 실제 수리비로 쓰이고 있어 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원주시는 지난 2010년 장애인보장구AS지원센터 사업을 시작했으며, 한해 예산으로 시비 5천만원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약 1천만원에서 1천200여만원이 실제 장애인보장구수리 부품비로 사용되고, 나머지 금액은 센터 운영비로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예산이 이렇게 쓰이는 이유는 원주시가 사업을 민간단체에 위탁하면서 센터 임대료 및 인건비 등에 많은 비용이 지출되기 때문이다.

인구 97만명에 달하는 성남시의 경우 올해 성남시보조기구서비스센터 예산으로 3천500만원을 편성했다. 성남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위탁해 운영하는 해당 센터에는 보조공학사 1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인건비는 복지관 운영 예산에서 지급되고 있다.

전체 예산의 약 10% 가량이 공구 구입 등의 운영비로 쓰이고, 나머지 90%는 실제 수리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수리는 보장구수리업허가증 등 보장구수리 및 판매 자격을 가진 8개 업체에서 진행하고, 업체는 수리한 부분에 대해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장애인이 수리를 희망하는 업체를 선택하고, 이용자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자율 경쟁을 통해 서비스 질을 높이고 있다. 또한 업체 계약기간은 1년으로 매년 평가를 거쳐 만족도가 좋지 않거나 비용을 부풀린 업체는 제외시킨다.

신춘식 성남시보조기구서비스센터 보조공학사는 "성남시로부터 장애인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한 것으로 평가받아 매년 예산이 500만원씩 증액됐다"며 "지난해 3천만원 예산으로 200여명이 서비스를 받았으며, 건수로는 약 400건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강서구와 관악구, 수원시 팔달구 등도 성남시와 비슷한 형태로 지자체가 직접 사업을 운영한다. 대상자는 주민센터를 통해 신청서를 접수하며, 매년 평가를 거쳐 다수 업체를 선정, 수리비를 추후 지급하는 방식 등은 동일하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대상자 만족도를 높일 뿐 아니라 실제로 필요한 만큼의 예산을 집행한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다. 또한 장애인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읍·면사무소나 동주민센터, 장애인복지관에서 서비스 신청을 받기 때문에 많은 대상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원주의 경우 지원사업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이용 방법을 모르는 장애인이 적지 않다. 

장애인 A 씨(무실동)는 "원주는 보장구수리에 한해 5천만원을 쓴다고 하지만 얼마나 많은 장애인들이 질 높은 서비스를 받고 있는지는 점검하지 않는 것 같다"라며 "수리를 받을 수 있는 곳이 한 곳 밖에 없어 불편할 뿐 아니라 수리에 대한 적정한 가격이나 기술능력, 서비스, 봉사정신 등을 비교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장애인보장구AS지원센터를 수탁 운영하고 있는 강원도신체장애인복지회원주시지부는 5천만원 예산을 지원받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AS 수리기사 1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출장을 나갈 경우 사무실을 비우게 돼 다른 접수를 받기 어렵고, 임대료 및 인건비가 고정 지출돼 예산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원주시 경로장애인과 관계자는 "보장구수리지원사업 운영 방식에 대한 점검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지원사업과 관련해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으며, 지금까지 장애인 이용 현황을 파악하는 등 사업을 점검하고 효율적 운영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