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 원주소방서에 놓고간 종이박스.

익명의 시민이 소방관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원주소방서에 현금 420만원이 든 종이박스를 두고 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저녁7시 60대쯤 되어 보이는 여성과 한 남성이 현금이 가득 들어있는 종이박스를 원주소방서 후문 현관 입구에 내려놓고 현장을 빠져나가는 것이 목격됐다. 이를 최초 발견한 김철영 소방위가 자초지종을 물었으나 이 여성은 "내년에 또 올게요"라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종이박스에는 현금 420만원이 들어있었다. 종이박스 겉면에는 "소방관 아저씨들 항상 힘들고 위험하지만 희생하시면서 저희를 지켜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시길 기원합니다", "항상 응원할께요" 등 여러 사람이 쓴 감사문구가 적혀있어 소방관들을 돕기 위한 모금활동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종이박스를 두고간 여성은 작년 3월에도 밤9시쯤 259만1천원이 들어있는 종이박스를 몰래 전달하고 갔던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당시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으며, 신원을 묻은 소방관에게 "알리고 싶어서 기부하는 것이 아니다. 매년 기부하겠다"는 말을 하고 떠났다. 

원주소방서는 2년째 선행을 베푼 이 여성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고자 신원을 확인하고 사례하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으며, 현재 풀빵 노점을 하는 정도만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현금과 함께 따끈따끈한 풀빵을 두고 갔었다. 

진형민 원주소방서장은 "소방관들의 노고를 알아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이처럼 큰 도움을 받으니 너무나 고마워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그분의 뜻에 부응하고자 원주소방서 모든 대원들이 의기투합해 더욱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