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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과 술자리, 회식 등이 잦은 연말연시를 맞아 성매매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모임이 빈번하고 유동인구가 많아지는 만큼 성매매 의혹이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업소들은 호황을 누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원주역 앞 성매매집결지 희매촌과 일명 '방석집'으로 불리는 유흥업소들이 단적인 예다. 두 곳 모두 이른 시간에 홍등을 밝히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다른 계절보다 어둠이 빨리 찾아오는 요즘, 일부 업소들이 오후5시쯤부터 홍등을 밝힌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창가에 앉아 있는 모습, 호객 행위까지 눈에 띈다.

특히 희매촌의 경우 2004년 성매매 특별법 제정 이후 점차 쇠퇴할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최근 종사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강원지역 성매매 피해여성에 대한 아웃리치,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는 춘천길잡이의집과 경찰도 성매매 종사자가 소폭 늘어난 것으로 보고있다. 

희매촌은 지난해 말 기준 20여개 업소에 20~30여명이 종사하는 것으로 관측됐으나 최근에는 30~4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라태랑 춘천길잡이의집 소장은 "원주가 각종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유흥 문화가 발달된 곳이라는 소문을 듣고 타 지역에서 성매매 피해여성 일부가 유입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금 순환이 원활한 지역에 성매매가 호황을 누리는 특성상 도내에서 경제활동이 가장 두드러진 원주가 타깃이 된 것으로 보이며, 연말연시에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성매매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지만 처벌·단속 주체인 원주경찰서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현재 성매매 사범 단속·처벌은 특정인의 신고 또는 결정적 증거가 있어야 가능한데 이에 합당한 기준을 부합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신고를 받거나 일부 정황이 포착돼 현장을 찾아가더라도 성매매 현장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다 업주, 종사자, 성매수남 등이 현장을 은폐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해 증거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처벌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수사에 착수하더라도 증거를 찾아내는 데 최장 수개월이 소요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처벌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원주경찰서가 올해 성매매와 관련해 처벌한 건수는 11건이다. 성매매를 알선한 유흥업소 8곳과 직접적인 성매매가 확인된 업소 1곳이 적발됐으며, 희매촌에서도 2건을 단속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기동순찰대, 지구대 등의 인력을 동원, 성매매가 예상되는 관련 업소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용덕 원주경찰서 생활질서계장은 "최선을 다해 단속하고 있지만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법망을 피해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선 예방이 우선시 되어야 하며, 경찰인력을 수시로 배치하는 한편 유관기관들과도 연계해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시도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달리 사법권이 없어 처벌 자체도 불가능하다. 게다가 원주시는 여성가족부 지침에 의거해 희매촌을 폐쇄하기 위해 올 봄 TF팀을 구성했지만 60여년간 성매매가 이뤄진 희매촌에 대해 단기간에 대안을 모색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다만 희매촌과 원주역 앞 유흥업소 일대를 청소년 통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었다. 

원주시 관계자는 "매주 1회 희매촌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월 1회 정도는 원주경찰서, 원주교육지원청, 지역 자생단체, 춘천길잡이의집 등과 함께 단속을 펼치고 있다"며 "항구적인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예방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