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악산복숭아불고기를 판매하는 모 대표음식점에서 수입산 소고기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원주시가 대표음식으로 개발한 치악산복숭아불고기는 치악산한우를 재료로 만든 음식인데 수입산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원주시는 지난 2011년 대표음식 개발을 위해 대표음식 식자재를 공모, 치악산한우, 큰송이버섯, 뽕잎, 원주기밥, 두부 등 5가지를 식자대를 선정했다.

그리고 요리전문가에게 의뢰해 이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만든뒤, 시식회 등을 통해 치악산복숭아불고기와 뽕잎황태밥을 대표음식으로 선정했다.

이렇게 탄생한 치악산복숭아불고기는 치악산한우를 복숭아 즙에 재워 석쇠에 굽는 것으로 복숭아 즙이 연육작용을 돕고 한우 특유의 부드러움이 가미돼 식감이 뛰어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처럼 대표음식은 시민들과 전문가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음식이다. 그럼에도 이 음식점에서 수입산을 사용한 것은 치악산한우를 사용할 경우 1인분에 2만5천원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수입산을 쓰면 1만3천원으로 낮출 수 있어 시장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윤창출이 우선인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원주시가 대표음식을 개발한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또한 대표음식 개발이후 3년 동안 재료나 조리방법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분명한 관점이 요구된다. 

전주비빔밥이나 춘천닭갈비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먹거리들은 업소마다 재료가 다르고, 조리방법도 다양하다. 소비자들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런 음식들은 오랫동안 시장 속에서 자연스럽게 정착한 음식이다.

반면에 원주 대표음식은 인위적으로 음식을 만들어 시장에 확산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게다가 인지도도 높지 않고 사람들 입맛에 익숙하지도 않다. 그런 상황에서 맛이 제각각이면 대표음식으로 뿌리내리기가 쉽지않다.

또한 인위적으로 만들어 가는 음식이기에 지역특산물을 소재로 하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기열 시장 당시 대표음식으로 조엄고구마냉면을 개발했지만 시장에 내놓지 못했다.

원주 특산품인 조엄고구마에서 전분을 추출해 만든다는 점은 좋았지만 수입산 전분을 사용하는 일반 냉면집과 가격경쟁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원주 향토음식인 원주추어탕을 대표음식으로 지정하지 못한 것도 미꾸라지 대부분이 수입산이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이번 수입소고기 사용 논란을  대표음식 재료와 조리방법 등 대표음식 정책 전반에 대해 재검토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특히 다양한 혜택을 주는데도 대표음식점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이유도 되짚어봐야 한다.

대표음식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표음식점이 많아져야 한다. 이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폭넓게 수렴해 자생적으로 뿌리 내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