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2016년 교육경비 보조금을 올해보다 35억원 정도 감소한 95억여원으로 결정해 교육지원청을 비롯한 교육계와 학부모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교육경비 감소는 2007년 원주시가 교육경비 지원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또한 원창묵 시장이 교육경비 지원액을 시세수입액의 10%로 올리겠다고 공약하면서 2014년과 올해 시세수입의 10%인 130여억원을 지원했다. 그런데 갑자기 내년 지원액을 대폭 줄이겠다니 교육계가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원주시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해제에 따른 보상, 복지수요 증대 등 지방재정의 부담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교육경비 감축은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원주시의 해명은 교육계와 학부모들을 이해시키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지방재정의 어려움은 그동안 계속돼 온 문제인데다 최근 원주시가 원주여고 부지매입을 위해 매년 교육경비 40억원을 3년간 삭감하겠다고 발표했었기 때문이다.

만일 원주시 해명대로 지방재정 부담이 증가해 삭감이 불가피했다면 보조금 심의위원회를 열기 전에 원 시장이 직접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같은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어야 한다. 교육경비를 시세수입액의 10%로 지원하겠다는 것은 공약사항이기 때문이다. 
또한 30억원이 넘는 예산을 한꺼번에 줄인 것도 문제다. 이번에 지원액을 줄인 사업들 대부분은 방과후 학교 등 학생들의 교육혜택 확대와 관련이 있는 것들이다. 원주교육지원청이 지원액 감소분 만큼 자부담을 늘려 사업을 종전과 같이 유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은 지원액 감축은 고스란히 교육환경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교육경비 지원사업의 당초 취지에 맞지 않는다. 교육경비 지원사업은 지자체가 교육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교육자치를 위한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원주를 교육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예산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이번 교육경비 삭감은 시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선행됐어야 한다. 원주시 재정이 어려워 그동안 지출하던 예산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교육경비를 줄일 것인지, 다른 사업예산을 줄일 것인지는 선택의 문제이다.

따라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교육주체와 시민사회의 의견을 듣고 고민하는 과정이 있었어야 했다. 또한 원주교육지원청과 지원액 감축으로 인해 예상되는 문제, 대처방안 등을 면밀히 검토해 학생들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그런데도 교육경비 삭감이 거론된 지 얼마되지 않아 삭감을 결정한 것은 불필요한 오해와 반발을 자초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라도 교육경비 감축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후속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시의회도 예산심의 과정에서 교육경비 예산의 적절성 재검토하고,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원효과 분석 등을 통해 교육경비 지원효과를 극대화하는 지원시스템 마련도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