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 교육경비 보조금 축소 방침에 대해 교육계와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보조금 축소가 곧 교육환경 악화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원주시는 지난 2006년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보조금 지원을 명문화 했다.

교육경비 보조금은 관내 초·중·고교 교육 운영에 필요한 경비 일부를 원주시가 지원하는 것이다. 조례 제정 당시에는 원주시 일반회계 시세 수입액의 3% 이내에서 지원하도록 했으나 2009년 5%, 2010년 10%로 올려 지원하고 있다. 

10% 상향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원창묵 시장의 10대 공약 중 하나였다. 원 시장은 공약 이행을 위해 당선 직후 곧바로 교육경비 보조금을 상향시켰다. 이에따라 올해 편성된 교육경비 보조금은 130억2천500만원이었다.

그러나 원주시가 내년도에는 90억6천여만원으로 축소 지원하기로 해 논란을 야기시켰다. 원주시는 내년부터 3년동안 매년 40억원씩 줄인 예산으로 명륜동 옛 원주여고 부지를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주 열린 원주시의회 임시회에서 행정복지위원회는 옛 원주여고 부지 매입을 골자로 하는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부결시켰다. 교육경비 보조금 축소에 따른 피해를 우려한 결정이었다.

또한 옛 원주여고 부지를 매입하더라도 리모델링 비용과 운영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원주시는 그동안 교육경비 보조금이 과도하게 지원돼 현실에 맞게 조정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는 원 시장의 선거공약을 180도 뒤짚는 논리적 모순이 발생한다. 물론 조례에는 일반회계 시세 수입액의 10% 이내에서 보조금을 편성해 지원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따라서 원주시가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5%에서 10%로 인상한 배경이 선거 공약이었음을 상기하면 시민과의 약속을 위반하는 처사이다. 무엇보다 교육경비 보조금이 축소되면 당장 내년부터 학생들의 교육환경이 악화된다.

초·중학교 체육지도자 배치 및 진로직업체험 지원센터 운영 등 9개 사업이 폐지되고, 12개 사업은 예산이 감소한다. 이는 곧 공교육의 후퇴를 의미하고, 사교육으로 이어지며 학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옛 원주여고 부지를 매입해 문화커뮤니티센터로 조성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백년지대계를 앞설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선호하는 도시 중 교육환경의 중요성이 차지하는 비중을 떠올린다면 교육경비 보조금 축소가 어떤 파장을 불러올 지는 자명하다. 

아울러 교육경비 보조금의 사후관리 체계를 꼼꼼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원주시는 매년 100억 넘는 막대한 예산을 지원만 했을뿐 사후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았다.

보조금이 지원된 학교의 체육시설, 문화공간, 도서관 등은 지역주민들이 무상 이용할 수 있도록 조례에서 정하고 있지만 무상 개방하는 학교는 찾아보기 어렵다. 논란이 된 김에 교육경비 보조금 전반을 새롭게 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원주투데이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