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서로돕기-천사운동은 '더불어 함께사는 행복한 원주'를 실현하는 가장 이상적인 시민운동이다. 그야말로 껌값인 1,004원(1구좌)이 모여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 550여명에게 매월 13만원씩 전달되고 있다.

전국 여러 지자체가 앞다퉈 벤치마킹에 나선 것도 복지사회 구현을 위한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전국으로 확산하는 방안을 검토했었고, 청와대에 초청돼 천사운동을 소개한 일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 들면서 지원금에 비해 후원금이 적은 적자 구조가 됐다. 천사운동에 관한 시민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렇다고 당장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작년까지는 줄곧 후원금이 지원금보다 많았기 때문에 현재 21억4천여만원이 적립돼 있어 적립금에서 적자를 메꾸면 된다.

하지만 적자가 계속돼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경우 지원자 수나 세대별 지원금을 줄여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법정 지원금이 아니기 때문에 수혜자들은 지원금이 끊겨도 할 말은 없다.

그러나 복지정책은 앞으로 전진만 할뿐 후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엄청난 후폭풍이 일기 때문이다. 

천사운동은 현재 원주시사회복지협의회 산하 천사운동본부에서 주관하고 있다. 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이양되며 이상적인 형태를 갖췄다. 그러나 민간 주도로 넘어가면서 천사운동에 대한 원주시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바람에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이 빚어졌다고 볼 수 있다.

원주시는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의거 공무원은 모금운동에 일체 관여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원주시는 도심지 분수대 설치사업을 하면서 기업체와 금융기관 등에 공식적으로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다이내믹 댄싱 카니발'도 마찬가지다. 올해도 원주시 간부공무원들이 강원랜드 등을 방문해 협찬을 요청했다. 도심지 분수대 설치사업과 다이내믹 댄싱 카니발의 공통점은 원창묵 시장의 역점사업이란 점이다.

이런 사업들은 원주시에서 적극적인 협찬을 요구하면서도 천사운동에 관해서 만큼은 법률 운운하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공무원들이 법을 어기면서까지 천사운동 모금에 나서라는 건 아니다. 민간 차원의 순수 모금운동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원주시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 시장이 강조하는 역점사업에 천사운동도 포함돼야 한다. 천사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시민이 부끄러운 사회풍토가 조성되도록 원주시에서 적극 앞장서야 한다. 공무원들은 단체장의 발언에 대해 행간의 의미까지 읽으려고 노력한다. 단체장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해야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천사운동 활성화 여부는 원 시장의 의지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천사운동을 전담하고 있는 천사운동본부에서도 하루속히 현재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