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불판 남아 있나요?" 송가네닭갈비(대표: 송기옥)에 예약 문의를 하려는 고객들은 '자리'가 아닌 '불판'을 찾는다. 이 집은 닭갈비를 볶는 불판을 하루에 한 번씩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1순위로 여기는 송가네닭갈비를 소개한다.

언제나 하얀 와이셔츠에 나비 넥타이 차림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송 대표 부부. 닭갈비집에서 대접받는 기분을 맘껏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단골이 되는 이유 중 하나다.

15개 테이블에 하나씩 놓인 닭갈비 불판. 여느 가게와 똑같지만 그 위에 쟁반이 하나씩 덮여있다.

바로 놓은 쟁반은 사용하지 않은 자리, 뒤집어 놓인 쟁반은 이미 손님이 다녀가  앉을 수 없는 자리다. 단골손님들은 이제 한 눈에 구별을 하고, 전화 문의를 했을 때 "불판을 다 사용해 죄송하다"고 하면 당연하게 이해를 한다.

닭갈비 불판 세척 위생문제가 매스컴을 통해 지적을 받은 것은 수차례. 그럼에도 많은 닭갈비 전문점이 불판을 물로 세척하기 어려운 것은 바로 그 무게와 수고로움 때문이다.

무쇠 불판 하나의 무게는 무려 20kg이나 되고, 눌러 붙은 닭기름을 닦아내는 것 또한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 집 만큼은 그것에 철저하다. 자신을 '일꾼'이라 소개하는 송기옥(55) 대표의 남편이 불판 닦는 것을 도맡아 한다.

매일 밤 가게를 마감하고 불판을 꺼내 깨끗이 세척하고 건조시킨다. 건조된 불판을 다시 화덕에 구워 잔여 기름까지 완전히 뽑아낸다. 무쇠 불판에 닭기름이 스며들기 때문에 이러한 세척 과정을 하루도 빠짐없이 거친다.

닭갈비에 주로 쓰이는 채소를 직접 재배해 사용하는 것 또한 송 대표 부부답다.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면 상추와 고추,  깻잎을 얌전하게 가꿔 놓았다. 퇴비까지 직접 만들어 밭을 일궈 길러내는 정성이 대단하다.

식수는 500㎖ 생수를 두 사람 당 한 병씩 제공한다. 실온에 두는 냉온수기나 정수기의 위생상태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인데, 이렇게 들어가는 물값만해도 매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신선한 채소에 느타리버섯까지 곁들인 닭갈비는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다. 때문에 아이들과 노인까지 편하게 먹을 수 있고, 속에 부담이 없다. 매콤한 것을 즐긴다면 매운 양념을 선택할 수 있다.

동치미 또한 요즘 닭갈비집에서 보기드믄 '진짜 동치미'다. 보통 닭요리 전문점에서는 '무절임'이 나오지만, 이 집에선 보자기에 파뿌리, 양파, 마늘, 생강, 무, 과일 등을 넣고 60일간 숙성시켜 담근 '동치미 김치'를 낸다. 달지 않고 시원해 속이 다 풀리는 느낌이다.

송 대표 부부가 지키는 또 한 가지 원칙은 닭갈비에 물이나 식용유를 넣지 않는다는 것. 송 대표는 "식용유를 넣으면 시각적으로 맛있어 보이지만 식물성 식용유와 동물성 닭기름이 만나면 몸에 좋지 않은 '트렌스지방'으로 변한다"며 "온전히 채소 수분으로 닭을 볶는다"고 말했다.

닭고기와 궁합이 잘 맞는 칡즙이 서비스 되고, 단구중학교 위편 골목에 위치해 있으며, 오전11시부터 밤11시까지 연중무휴.

▷메뉴: 닭갈비·닭내장·똥집야채볶음(9천원), 치즈·날치알볶음밥(3천원), 볶음밥(2천500원), 애기밥(1천500원) 등

▷주소: 단관길 104-2  
▷문의: 765-9919(송가네닭갈비),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