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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문화재단,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

이상훈 무위당을기리는사람들의 모임 사무국장/시인l승인2015.05.25l수정2015.06.0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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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7일 제178회 원주시의회 임시회에서는 원주시가 제출한 '원주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고 원주시로 반려시켰다. 시의회는 이 개정안에 지역 문화예술계의 반발이 거세 심의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제출된 원주시 조례개정안은 관련업무의 전문성 확보와 도시 확장에 따른 업무통합관리 체계화 등을 목적으로 원주문화재단에 원주시의 문화예술사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안에 따르면 원주문화재단에 시립교향악단, 시립합창단, 원주영상미디어센터, 문화의 거리 상설공연장, 따뚜공연장 등 단체와 시설을 대행하여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원주시는 지난 4월 말에 시민공청회를 열었다. 정확히 알 길은 없지만 시민공청회는 원주시가 주체적으로 준비한 것이 아니고 지역 문화예술계의 반발 때문에 급하게 만들었다는 말도 들렸다. 그래서인지 공청회를 알리는 공지는 원주시나 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찾아 볼 수 없었다.

참석자들 대부분은 자신이 속한 문화단체를 통해 소식을 듣고 모인 사람들이었고 일반인들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당일 공청회에는 원주시 사무대행안에 대한 자료집도 없이 프리젠테이션(PPT)으로 대체하였다. 참석자들은 공청회 진행표만 나온 쪽지에다 PPT화면이 넘어가기 바쁘게 주요사항들을 기록하기 급급했다.

공청회라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가 아닌가? 그럼에도 두 시간 남짓 진행된 공청회에서는 충분한 자료도 없었고 시민들이 의견을 듣는 시간은 불과 30분이 채 안되었다. 참석한 사람으로서는 유쾌하지 않은 공청회로 기억될 것 같다.

우리는 앞으로의 일을 준비하기 앞서 가끔은 과거의 기억을 복기해 본다. 그를 통해 잘잘못을 따져보고 앞으로의 일들을 잘 해보려는 생각이다.

예전에 '카나비'라는 문화정보센터가 있었다. 당시 카나비는 '문화114', '문화내비게이션'이란 뜻을 가지고 지역의 다양한 문화정보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작가들에게는 자신의 창작세계를 이야기할 수 있는 지면이고 홍보망이었다. 특히 횡성군도 함께하여 전국적으로도 드물게 시와 군이 함께 만들어낸 모범적인 협력사업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카나비에서 발행하는 잡지에는 작가들의 창작노트가 있었고 문화캘린더가 있었다. 시민모니터링단을 운영하였고 또 직접 문화활동을 취재한 내용도 실렸었다. 시민들은 지역의 문화예술활동을 알고 싶으면 114에 전화 걸 듯 카나비에 전화를 걸어 문화정보를 얻었다.

그런데 이 카나비는 문화재단이 설립되면서 재단에 흡수되었다. 당시 카나비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통합에 반대하였고, 통합 하더라도 독립적인 활동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4년이 지난 지금 카나비는 흔적조차 없다.

어떤 이들은 통합을 통한 규모의 경쟁력을 이야기한다. 문화재단의 규모를 키워 대도시와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이야기 한다. 하지만 규모를 키워 경쟁하겠다는 것은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다. 원주문화재단을 아무리 키운다고 한들 서울문화재단이나 경기문화재단 등 대도시의 문화재단과 규모나 재정력이 같을 수 있을까?

지역문화재단의 활로는 규모가 아니라 향토색 짙은 토착성, 창조성에 있다고 본다. 대도시에서는 꿈도 못 꾸는 전래적 서사나 자연 속에서 우러나오는 창조적 예술활동이야 말로 지역문화예술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를 위해 지역예술의 다양성와 창조성을 길러내는 문화정책과 지원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다양한 단체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그 다양성을 지원하는 방향이 좋은지는 깊이 생각해야한다.

공청회에서 나왔던 이야기이다. 원주문화재단이 제대로 가려면 원주시가 문화재단에 지속적인 관여를 하지 말고 처음 출발할 때 계획했던 것처럼 빠른 시일 내에 문화재단을 지역예술계에게 맡겨야 한다. 원주시장이 이사장을 하고 있는 한 문화재단은 원주시가 운영하는 사업소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처럼 퇴직공무원의 노후보장기관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이상훈 무위당을기리는사람들의 모임 사무국장/시인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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