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교선상시리즈 중 '도교제신' 목판(왼쪽)과 중국 명 시대 '수성노인도'.

동양의 신화와 전설이 담긴 도교판화 100여점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치악산 기슭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에서 열린다. 고판화박물관은 2014년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제5회 고판화문화제를 개최한다.

국제학술대회와 아시아 전통판화시연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이번 문화제에서 가장 주목받는 프로그램은 '영원 불멸의 길-아시아 도교판화의 세계' 특별전이다.

동양문화의 근간이 되는 유·불·도 삼교 중 유교나 불교에 비해 소재나 자료가 크게 부족한 도교판화 관련 자료 100여점이 전시돼 한·중·일과 티벳 등 아시아 각국에서 도교 문화가 전승된 과정을 한 눈에 들여다 볼 수 있다.

특히 중국 청나라 중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육필 '도교제신' 대형 연화(年畵)와 명나라 작품 중 대형 '수성노인도'는 고판화박물관이 처음으로 공개하는 것으로 도교연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유물들이다.

이밖에도 한국의 '옥추보경'이나 중국의 '회본 신선전', 일본의 '열선전전' 등 그리스 로마신화에 필적할 만한 이야기와 캐릭터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고서가 소개되며, 옥황상제를 비롯한 다양한 도교의 신들이 모여있는 '목화 연화'도 첫 선을 보인다.

아시아 각국의 고판화 연구자들이 연구결과와 성과를 공유하는 학술대회도 이어진다. 경북대 남권희 교수와 경주대 정병모 교수를 비롯해 중국 중앙미술학원 보송니엔 교수, 일본 국문학연구자료관 이리구치 교수 등 한·중·일을 대표하는 전문학자들이 도교, 유교, 불교 등 각각의 종교판화에 대해 발표하고 열띤 토론을 펼친다.

중국의 양주중국조판인쇄박물관 국가급 각수 심수화 선생과 인출장 임류 선생이 직접 선보이는 전통판화 및 수인채색판화 시연회도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해인사 마을 전문장인 변영재 선생을 초청, 오래전 맥이 끊긴 우리나라 전통마력(바렌)을 재현하는 시연회도 동시에 이뤄진다.

한선학 관장은 "이번 전시회가 많은 아픔과 고민을 안고있는 이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며, "고판화문화제 기간에는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영가들의 극락왕생과 무사귀환을 위해 노란 천에 목판화를 찍고 소원을 써 붙이는 타르초 체험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