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따뚜공연장에서 열린 2014년 제1차 원주문화포럼에 지역 문화예술인 50여명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문화예술을 통한 원도심 재생은 가치의 틀을 사람 중심에 두고 다양한 구성원들의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화네트워크 구축과 원도심 재생'을 주제로 지난 24일 따뚜공연장 장미실에서 열린 2014년 제1차 원주문화포럼에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광호 박사는 기조발표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 사람들의 총의를 모은 뒤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장소성을 인식 시키는 것이 지역 재생의 올바른 접근 방법"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계층의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를 통한 원도심 재생 활성화 방안으로 ▷원도심의 장소적 가치를 재창조하는 유휴공간 활용 ▷문화예술 분야 및 장르적 다양성에 기반하는 복합문화 추구 ▷시민참여 중심의 기획 및 운영 ▷총괄기획자 제도 도입 ▷효과 극대화를 위한 문화거버넌스 구축 등을 제시한 조 박사는 "공존과 소통, 상생, 실험, 생산, 공유 등 도시재생의 주요 키워드들이 맞물려 순환될 수 있도록 사회관계를 기반으로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 박사는 특히 "자치단체마다 문화를 통해 도시를 재생하면서 경제활성화를 목표로 제시하지만 아직까지 경제활성화에 도달한 사례는 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각성이 된다는 것이고, 때문에 성과목표도 삶의 질 향상에 맞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신현식 상지대 관광학부 겸임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주제발표 시간에는 이재원 원주시 문화협력관이 현재 문화의거리에서 추진 중인 '문화와 예술을 통한 원도심 활성화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으며, 최혁 토요인문화협동조합 대표가 민간주도 원도심 활성화 사례로 '문화역사장터 토요장날愛(애) 가자'를 소개했다. 문화의거리 상인회 이준조 회장은 원도심 활성화 사업을 바라보는 상인들의 목소리를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에 따르면 상인들은 장사에 방해만 되는 우후죽순격 일회성 행사를 지양하고 시장특성에 부합하면서 상인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행사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문화의거리가 활성화되면 같은 동선에 위치한 중앙시장과 자유시장은 물론 남부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아무리 좋은 공연도 내 점포 앞은 안 된다는 이기적인 목소리도 있지만 운영난에 시달리는 그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타 지역 사례를 무조건 모방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과 원도심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문화활동가나 기획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하자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원도심 교통체계가 사람 중심이 아닌 차량중심에 맞춰져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광호 박사는 "원주시내에 설치된 신호등 보행신호가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이용하기 어려울 만큼 짧아 놀라웠다"면서 "걷는 사람이 편한 거리를 만들면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주시가 원도심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됐다. 김기봉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는 "타 지역과 구별되는 원주 원도심의 특성은 상인과 건물주가 서로 다른 사람이라는데 문제 해결의 어려움이 있다"면서 "상인과 건물주의 인식전환이 선행돼야 하겠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더라도 임대료 상승 등으로 비용대비 효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원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원주문화포럼은 연말까지 매달 네번째 수요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