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공원 및 녹지공간 관리에 예산을 중복 투자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원주시는 지난해 '녹지 시민참여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민간단체로부터 신청을 받아 77개 단체에 모두 88개의 공원과 녹지 관리를 맡겼다. 공원·녹지가 광범위하게 분산돼 있어 체계적인 관리가 어렵자 민간단체에서 자발적으로 관리하도록 '시민 참여형 관리제'를 도입한 것.

단체에서 관리하면 예산 절감은 물론 주인의식을 높이고, 상시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는 등 1석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원주시는 설명했다. 이를 위해 2012년 12월 '원주시 가로수 및 도시림 조성·관리 조례'를 제정했으며, 전체 공원·녹지 117만여㎡ 중 절반가량인 55만4천여㎡를 77개 단체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참여단체들은 매주 1회 이상 담당구역 청소와 잡초제거 등을 실시하고, 시설물 보호활동 및 병해충 발생이나 보수가 필요한 경우 원주시에 통보하기로 했다. 원주시는 단체별로 매월 5만∼9만원씩 관리비를 차등 지원하며, 올해 책정된 시민참여 위탁관리 운영비는 5천570여만원이다.

문제는 원주시가 올해 원주시산림조합 등 10개 업체를 선정해 공원·녹지 관리를 위탁했다는 점이다. 위탁업체들은 공원과 녹지공간의 조경관리 및 청소를 담당하며, 전체 위탁비용은 12억8천여만원이 책정됐다. 하지만 위탁업체에서 관리하는 공원·녹지와 단체에서 관리하는 공원·녹지가 상당부분 중복돼 예산이 이중 투입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익명의 한 공무원은 "단체들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중단하기가 어렵자 원주시가 중복 투자를 알면서도 강행한 것"이라며 "단체들에 지급하는 예산이 5천만원이 넘는다는 점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업체들에 위탁하면서 단체들에서 청소할 것을 감안해 근린공원 청소는 월 4회에서 3회로, 소공원 청소는 주 2회에서 1회로 줄이는 식으로 위탁비용을 낮췄다"면서 "단체들이 공원·녹지 관리에 참여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주시 관리감독 시 청소불량 등으로 인한 책임 소재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책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