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쓰레기 무단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무단투기를 막기 위한 갖가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를 비웃듯 무단투기 방식이 날로 진화하면서 교묘해지자 극약처방을 내린 것이다.

상습적으로 무단투기가 발생하는 곳에 꽃밭을 조성하거나 양심거울을 설치하는 등 양심에 호소하는 회유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결국 강력한 단속이 최선책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원주시는 56건의 쓰레기 무단투기를 적발해 모두 924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그러나 작년에는 5배 수준인 250건을 적발했으며, 과태료도 2천200만원이 넘었다.

지난해 적발건수가 급증한 이유는 원주시에서 기간제 근로자 2명을 채용해 현장단속을 실시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무단투기가 여전하자 원주시는 올해 25개 읍면동 별로 1∼2명씩 모두 29명의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해 강력한 무단투기 단속을 실시하기로 했다. 2명이 연간 250건을 적발한 것에 비춰 29명이 투입되는 올해에는 무단투기 적발로 인한 민원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무단투기 등으로 인해 도시환경이 저해되자 원주시는 '폐기물관리 조례 시행규칙'을 개정, 생활쓰레기를 일몰 후부터 새벽4시 사이에 본인 집 앞이나 본인 상가 앞에 배출하도록 제도화 했다. 쓰레기를 버리는 시간과 장소까지 정해야 할 정도로 무단투기가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를 위반 시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시민 스스로 족쇄를 만든 셈이 돼 버렸다. 강원도 제1의 선진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원주에서 저조한 시민의식으로 인해 이같은 극약처방이 내려졌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반드시 본인 집 앞이나 본인 상가 앞에 쓰레기를 배출하도록 제도화 한 이유는 내 집 앞만 아니면 된다는 식으로 쓰레기를 배출했기 때문이다. 쓰레기로 인한 미관 저해 및 악취 등으로 이웃사람이 얼굴을 찌프리는 건 나와 상관없다는 개인주의적 이기심이 작용한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이기심이 점점 확산되면서 이를 막기 위한 규제가 강화돼 모든 시민이 불편해질 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지역사회 발전과 공동체 의식 확산 등을 위해 쓰여져야 할 세금이 무단투기 단속을 위한 기간제 근로자 인건비로 지출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원주시 행정력도 투입되면서 우리들이 낸 적잖은 세금이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일부 시민에 국한된 문제로 보기에도 어려운 게 무단투기된 쓰레기는 도심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쓰레기 무단투기 뿐만 아니라 불법 주정차, 불법 현수막 등 법질서 위반으로 인해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은 상당하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로 인해 선량한 많은 시민이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기왕에 원주시가 칼을 빼든 만큼 이번 기회에 법질서가 바로설 수 있도록 강력한 단속을 실시하길 바란다. 민원에 밀려 또다시 후퇴한다면 예산만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