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누리' 대표인 김만수·조명숙 부부는 주말마다 독거노인 등을 초청해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개운동 물레방아거리에 있는 숯불갈비점 '나누리(대표: 김만수·조명숙 부부)'에서는 매주 토요일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된다. 독거어르신과 소외계층 100여명이 가게로 모이는 것.

오전11시 문을 열지만 아침 일찍 출발한 어르신들을 위해 가게 문은 새벽부터 연다. 점심식사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김만수 씨는 뜸을 놓는다. 어르신 100여명에게 뜸을 놓다 보면 어느새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가게에는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부부가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밥상을 연지 2년이 지났다. 횟수로는 100회.

부부는 개운동으로 오기 전 단구동에서 '돈방석'이라는 상호로 숯불갈비점을 열었다. 당시 남편 김 씨는 우연한 계기로 명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소외계층 5가정에 정기적인 반찬봉사를 하게 됐다. 김 씨는 "끼니를 해결하지 못해 어려움에 처해 있는 가정이 많다"며 "끼니가 해결돼야 우리사회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후 축복의 집, 종합사회복지관, 십시일반 등을 찾아 설거지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남편은 가게를 운영하고, 아내는 원주의료원 공공의료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아내 조 씨가 업무 중 알게 된 소외계층 소식을 남편에게 전하면 남편은 그들을 식당으로 초대해 고기를 대접했다. 봉사에 재미가 들리자 '나눔을 실천하자'는 의미로 상호를 '나누리'로 변경하고 매주 토요일 독거어르신을 초대해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기로 했다.

초기에는 동주민센터를 찾아가 취지를 설명하고 대상자를 찾아줄 것을 요청했는데, 소문이 퍼지면서 가게를 찾는 어르신이 매주 100명에 달한다. 처음에는 식사만 대접하려 했는데 어르신 수가 늘면서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뜸을 놓아드리고, 트로트 음악을 틀어 흥을 돋운다. 김 씨는 "이왕이면 즐겁게 식사를 하시도록 아내와 아이디어 회의를 했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 번은 생일을 맞은 어르신들에게 생일잔치와 선물을 제공한다. 김 씨는 유년시절 부모님을 여윈 탓에 어르신을 보면 부모님이 떠오른다고 한다. 아내 조 씨는 직장생활을 하며 부족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넉넉지 못한 형편 때문에 많은 고기를 대접할 수 없어 고민이 많았는데, 부부의 선행을 알게된 지인들이 십시일반 부부를 돕고 있다. 고기와 음료수 제공 및 일손을 거들고 있는 것. 올해에는 명절이 더욱 외로운 어르신들을 위해 떡국을 준비하고 천원 권 지폐 100장의 세뱃돈도 준비했다. 부부는 "우리의 능력 안에서 남을 돕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으며, 베푼 사랑만큼 따뜻한 사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