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법인파산 이후 8개월만에 인수법인을 찾은 깁스코리아는 우리나라 노동사에서 매우 특이한 사례에 속한다. 회사가 청산됐으나 노동조합이 해체되지 않았고, 조합원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인수법인을 찾은 것은 깁스코리아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육체적·정신적 피해는 심각했다. 장기간 실직으로 이혼 위기에 몰리는 가정이 속출했고, 우울증에 걸려 자살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전국금속노조 만도지부 홍기상 깁스지회장은 "자신이 우울증인지 모르는 사람이 허다했다"며 "개인은 물론 가정이나 다른 동료들을 대하는 것도 매우 민감해 했다"고 말했다. 법인 파산 후 130여명의 노조원 중 40여명이 이탈한 것도 이 이유에서다.

깁스코리아 90여명의 조합원이 새로운 법인을 찾기까지 노사발전재단 중장년 일자리희망센터(강원센터소장: 이상철, 이하 일자리희망센터)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깁스 조합원들이 일자리희망센터에 도움을 요청했고, 매주 한 차례 일대일 개별상담을 했다.

이상철 소장은 "노조원들은 정신적 상담이나 금융자산 설계 등 필요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요청했다"며 "한국자산관리공사, 원주시정신보건센터, 한의원 등의 도움을 받아 근로자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새희망프로그램은 본인 상태를 점검하는 자기탐색 프로그램, 조직발전에 대한 나의 역할 찾기 프로그램, 조직의 미래비전과 동반자적 성장을 돕는 3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는데 이는 모두 근로자가 설계한 것으로 일자리희망센터에서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이 소장은 "일자리희망센터는 만 40세 이상 퇴직자 및 예정자, 재직근로자들에게 전직·재취업·창업 지원 등을 하고 있는데 몰라서 지원을 못받는 경우가 많다"면서 "퇴직 위기에 몰리면 당황하는데 회사 차원에서 일자리희망센터 도움을 미리 받으면 퇴직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735-0968(일자리희망센터)　

최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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