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은 깁스코리아가 250여일 만에 인수법인을 찾았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만도지부 깁스지회 홍기상 지회장은 "기아차 협력업체인 A업체와 시스템 프로세스 전문기업인 B업체가 공동출자해 컨소시엄을 만들었고, 노조가 참여해 프로캐스트라는 법인을 만들었다"며 "인수자금 일부를 납부했으며, 이달말까지 잔금을 납부하면 인수과정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밝혔다.

3개월 전 깁스코리아 인수의사를 밝힌 두 회사는 노동조합과 인수에 관해 논의했다. 서울지법 파산부가 노동조합 동의 없이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었기 때문이다. 노조는 조합원 전원 고용승계와 자산 일괄매각을 요구했고, 컨소시엄은 이를 수용했다. 지난달 회사 인수를 목적으로 법인 프로캐스트(대표: 박재원)를 설립했으며, 노조도 지분으로 참여한다.

홍 지회장은 "조합원 일부가 우선 복귀할 예정이며, 신설법인 처리물량에 따라 나머지 조합원들도 복귀할 전망이다"며 "3월이면 공장이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초기 가동물량만으로도 현재 남아있는 조합원 88명 전부가 필요해 조만간 전원 고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년동안 공장설비는 가동되지 않았지만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인수업체 입장에서는 전원 고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산 전 200여명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해산했고, 인수업체도 추후 생산량이 확보되고 회사가 안정되면 추가 고용하기로 했다.

깁스코리아 인수로 노조원들의 현장복귀는 곧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내 자동차부품산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도와의 계약 협상. 만도는 지난해 원주시장, 강원도지사, 원주시의회 의원들과 만나 인수업체가 나오면 연간 120억~140억원의 물량을 담보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노조원들은 만도가 이 약속을 파기하지 않는다면 프로캐스트가 제대로 운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 지회장은 "인수 법인의 법적 지위가 형성되면 만도와 물량 협상을 벌일 것"이라며 "IMF시절 만도에 공적자금이 투입돼 회생했던 것처럼 프로캐스트 운영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