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가진 김기선 국회의원.

범대위, 아쉽지만… 긍정 평가
원창묵 시장, "진정성·구체성 없다"
민주통합당, "대선 의식 발언"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재배치 문제와 관련, 지역 정치권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김기선(새누리당·원주갑) 국회의원이 "IOC본부를 방문해 직접 확인하자"는 제안을 해 주목된다.

김 의원은 지난달 2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이후 IOC본부를 방문해 경기장 재배치 가능성을 확인하자"고 원창묵 시장과 '아이스하키경기장 원주유치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에 공식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지역 국회의원이자 동계특위 위원으로 경기장 재배치 가능성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조직위원회와 정부 관련기관, 강원도 등으로부터 IOC 공식 입장을 근거로 재배치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며 "그러나 경기장 유치를 바라는 시민들과 마음을 같이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선이 끝난 뒤 국회 동계특위 소집을 요구해 책임있는 모든 조직과 기관을 대상으로 경기장 재배치 가능성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힌 김 의원은 "원주시장이 원한다면 원주시장과 범대위가 IOC본부를 방문해 직접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날 경기장 재배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의 발표를 믿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으며 경기장 재배치가 불가능할 경우 종합체육관 건립비용 지원 약속을 이행할 것과 강릉에 건립한 경기장을 원주로 이전 시 원주에 이전비용을 전가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주시와 범대위의 요구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앞장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범대위는 "아쉽지만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분위기지만, 원창묵 시장과 민주통합당측은 "김 의원의 발언과 행동에 진정성과 구체성이 먼저 담보돼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범대위측 관계자는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써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했던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 동안 김 의원이 취한 태도에서 일정부분 변화가 있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원 시장은 "김 의원의 제안은 IOC에 아이스하키장 원주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설득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경기장 재배치는 불가능하다는 조직위의 입장을 재확인하자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김 의원이 아이스하키 경기장 유치를 바라는 시민들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먼저 국회에서 대정부질문을 통해 경기장 재배치를 강력히 촉구하고 '원주시장이 원할 경우'라는 단서 대신 스스로 앞장 서 'IOC에 정식으로 요구할테니 함께 가서 설득하자'는 제안을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 시장은 또 "방문 대상지도 IOC 본부가 아니라 경기장 재배치 권한을 갖고있는 IOC 조정위원회가 되어야 한다"면서 "IOC 조정위원회 개최 시 최소한 경기장 재배치의 당위성을 위원들에게 브리핑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줄 것"을 역 제안했다.

민주통합당 원주시 갑·을 지역위원회도 지난달 29일 성명을 발표하고 "김 의원은 진정성을 먼저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통합당 원주시 갑·을 지역위원회는 성명서에서 "IOC 위원들을 통해 동계올림픽 경기장 재배치는 조직위원회가 결정만 하면 가능하다는 것이 이미 확인됐다"며 "김 의원은 지금부터라도 정파적 이해 관계를 떠나 원주시민과 함께 하면서 아이스하키 경기장이 원주에 유치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김 의원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번 기자회견은 이미 확인된 사실을 무시하고 대선에서의 표를 의식해 원주시민을 우롱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이강후 국회의원도 아이스하키장 재배치 요구에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고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