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막읍 건등산(建登山, 262m)은 고려 태조 왕건의 첫 전적지로 899년 10월 경기도 광주를 거쳐온 왕건이 이듬해 4월까지 견훤산성에 주둔한 견훤군과 격전을 벌인 곳으로 전해진다.

왕건이 이곳에 진을 치고 견훤과 대치하던 중 식량이 떨어져 굶주리던 견훤진영 병사들을 겨냥해 쌀가마니를 쌓아두고 석회를 풀어 적진을 혼란을 빠트린 뒤 대승을 거뒀다는 이야기가 주민들 사이에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문막읍은 1914년 건등면으로 개칭되기도 했으며, 건등산은 왕건(建)이 견훤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뒤 올랐다(登)고 해 건등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건등리는 건등산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이처럼 문막읍은 고려왕조가 태동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담고 있지만 이를 기릴 수 있는 역사적 자료가 매우 빈약한 것이 사실이다. 문막읍 번영회(회장: 이기수)는 문막읍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발굴하고 자료화하기 위해 9월 12일 개성왕씨중앙종친회(회장: 왕상은)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번영회 이준희 사무국장은 "건등산에 대한 문막읍민들의 자부심과 애착은 강한데 외지인들이 들어오면서 정체성 혼란을 겪는 일들이 발생하곤 했다"며 "종친회가 갖고 있는 역사적 자료와 읍민들이 알고 있는 구전을 취합해 읍민들에게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건등산은 등산로로 활용되고 있으며, 70~80년대에는 소풍장소로 각광 받았다. 2009년에는 건등산에 자동차부품클러스터가 조성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읍민들이 반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