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론면 남한강 일대가 또 다시 물에 잠겼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달 30일 오후8시부터 초당 3천500톤의 물을 방류했다. 집중호우에 따른 수위조절을 위해 방류했던 것. 하지만 남한강변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들은 방류사실을 2시간 전에 통보받아 대비하기에는 빠듯했다. 충주댐 방류로 부론면 정산1·4리, 법천리, 단강리 등 남한강변 농경지 30㏊가 물에 잠겼으며 피해액은 수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연례행사처럼 반복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5일 자정 한국수자원공사는 초당 3천800톤의 물을 방류했지만 사전통보를 하지 않아 주민들 추산 약 3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충주댐 방류 전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사전경고 시스템을 시행하는 한편 이 지역을 하천구역으로 지정해 매입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대책이 미흡하다며 반발한 바 있다.

신기영 원주시농업인단체협의회장은 "지난해 갑작스런 방류로 농사를 망친 것에 대해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며 "하천고시로 땅 값을 떨궈 헐값에 사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태풍이 예고됐던 만큼 방류량을 사전 조절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방류시간이 2~3시간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면 불필요한 방류였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피해보상과 함께 복토 및 항구적인 대책을 정부와 지자체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복토는 어렵고 정부에서 매입하려 해도 주민들이 반대해 재발 방지대책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