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업면 사제3리에 사는 120여명의 주민들은 이 마을에 사는 전만영(52) 씨와 한덕현(48) 씨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인근에 하수종말처리장과 쓰레기 매립장이 있음에도 사제3리는 여느 농촌과 달리 모기나 파리 등 해충 피해가 별로 없다. 이유인 즉 전 씨와 한 씨가 3년 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마을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

전 씨는 "우연찮게 마을에 기계가 생겨 마을 소독작업을 하게 됐다"며 "젊은 축에 속하는 청년인지라 마을 어른들을 위해 봉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 밤 8시반이면 전 씨의 오토바이가 마을 골목길을 돌아다니거나 한 씨의 휴대용 소독기가 화장실, 창고 등을 훑고 지나간다.

게다가 방범활동도 한다고 하니 주민들 입장에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원건희 씨는 "더운 날씨에 댓가도 바라지 않고 주민들을 위해 봉사해 너무 고맙고, 한편으로는 미안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제3리 홍반장·맥가이버'로 통한다. 한 씨가 기계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주민들은 농기구나 가전제품이 고장나면 한 씨에게 수리를 요청한다. 한 씨는 "평생 봐온 어르신들이 고쳐달라고 하는데 거절할 수가 없다"며 "마을 주민들이 좋아하면 그걸로 됐다"고 말했다. 강일수 사제3리 이장은 "두 분이 마을에 행한 선행을 열거하면 끝이 없다"며 "올 연말 주민들의 마음을 담은 감사패를 증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