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9일 마을에서 개최한 경로잔치.

　"자식들과 같이 외식 한 번 하는 것도 어렵다는데 해마다 푸짐한 음식과 흥겹고 성대한 잔치를 마련해 주는 청장년회 회원들이 고마울 뿐이죠." 봉산동 살대울 청장년회(회장: 이광희)가 지난달 29일 마을 어르신들을 초청, 경로잔치를 벌여 칭송이 자자하다. 이들은 매년 여름이면 중복을 전후해 어르신들을 모시고 경로잔치를 열고 있다. 비가 오면 마을 경로당에서, 비가 오지 않으면 수령이 300년이 넘은 경로당 옆 느티나무 아래로 장소만 달리할 뿐 올해로 벌써 12년째 이어오고 있는 마을 연례 행사다.

　회원들은 이날 경로잔치를 위해 염소를 잡고 소머리도 삶았다. 떡과 과일, 음료수는 물론,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사탕 등도 품짐하게 준비했다. 회원 부인들이 음식 준비를 위해 함께 구슬땀을 흘렸고, 고향을 떠나있는 출향인사들도 참여해 더욱 뜻 깊은 자리가 됐다. 특히 회원 중 악기를 즐겨 다루는 김영길(아시아엔지니어링) 씨가 지인들과 함께 흥겨운 음악을 선물해 어르신들의 흥을 돋우며 신명난 분위기를 주도했다.

　송연심 봉산동주민센터 복지담당은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추세에 이웃을 돕고 어르신들을 모시는 일이 줄어 안타까운 점이 많은데 마을 청년회가 자발적으로 꾸준히 경로잔치를 개최하고 있어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노부모를 모시고 있는 살대울 청장년회 이광희 회장은 "어릴 때부터 부모세대가 마을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보고 배운대로 실천하고 있을 뿐"이라며 "지금처럼 어른들을 공경하고 이웃이 화목한 마을 분위기를 유지하는 일에 청장년회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1998년 출범한 살대울 청장년회는 살대울 마을과 모래기 마을, 못골 등 인근 3개 마을 주민 21명으로 구성돼 있다. 고향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마을 대소사에 앞장서면서 매년 여름 경로잔치를 벌이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