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여 가구가 모여사는 판부면 서곡4리 주민들은 지난해 돈을 모아 CCTV를 설치했다. 꽃양귀비 축제나 용수골 계곡을 찾는 방문객들이 쓰레기를 무단투기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꽃양귀비 축제로 전국에서 해마다 3만~4만명이 방문하기 때문에 서곡4리는 축제가 열리는 6월이면 쓰레기가 인산인해를 이뤘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CCTV를 달기로 했다. 가구 당 2만~3만원을 냈으며, 어떤 가정에서는 200만원을 냈다. 이장으로 취임한 김정윤 씨가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한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 이장은 "판부면으로 이사왔는데 깨끗하고 청정한 자연환경에 저절로 마을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며 "5년 전 반장을 맡으면서 용수골 계곡과 서곡4리 산천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마을 입구부터 주요거점에 CCTV가 설치되니 외지인들의 쓰레기 무단투기가 눈에 띄게 줄었다. CCTV가 없을 때 나왔던 쓰레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무심코 쓰레기를 버리던 마을주민들도 이제는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 마을이 깨끗해지자 외지인들도 반기고 있다. 쓰레기 무단투기가 근절되며 맑은 물이 흐르자 용수골 계곡을 찾는 방문객도 늘었다.

김 이장은 "이제는 원주에서 유일하게 천에서 목욕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방문객이 늘면서 식당 등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용수골 계곡에서 장사를 하는 최모 씨는 "이장이 오토바이를 타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환경감시활동을 벌이니 주민들도 동참하게 됐다"며 "CCTV로 쓰레기는 물론이고 절도사건도 사라지니 CCTV가 효자인 셈"이라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