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업 부지매입 보조금 70%→15% 급감

원주기업도시는 지난 2008년 실시계획이 승인됐으며, 그해 12월 착공했다. 그러나 현재 공정률은 21%에 그치고 있다. 공정률이 저조한 이유는 기업유치 실적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기업체가 입주하는 지식산업용지 분양이 완료되면 2단계로 공동·단독주택용지, 상업용지 등의 부지조성에 나설 계획인데, 입주실적이 저조한 탓에 2단계 사업이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원주기업도시에 입주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기업은 진양제약, 한국중부발전, (주)누가의료기, 은광ENG, KT 등 5개사 뿐이다. 원주시가 국비를 지원받아 원주기업도시에 짓고 있는 멀티콤플렉스센터까지 포함시켜도 분양률은 7.6%에 불과하다. 멀티콤플렉스센터는 올해 연말 준공예정으로 이러다간 허허벌판에 10층짜리 멀티콤플렉스센터 혼자 덩그러니 놓이는 상황이 예상되고 있다.

원주기업도시로 이전하겠다며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기업은 12개사에 달하지만 이전 일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자금 부족과 내부사정 등을 이유로 이전을 주저하고 있다는 게 원주시의 설명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후광효과를 기대했지만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원주기업도시 건설주관사이자 최대 출자자인 롯데건설은 여성을 대상으로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강리조트를 건설해 활로 모색을 검토했으나 투자자 모집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출자자인 원주시는 지난해 원주가 수도권 인접지역으로 분류되며 기업 유치 조건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진단하고 있다. 수도권 인접지역으로 분류되며 수도권 이전기업에 대한 부지매입 보조금이 크게 감소한 것. 부지매입 보조금은 2009년 부지매입비의 70%, 2010년 50%가 지원됐다. 그러나 수도권 인접지역으로 분류되며 작년에는 20%, 올해에는 15%로 지원비율이 감소했다.

기업도시로 입주하는 창업·신설 기업이 100억원 이상 투자할 경우에만 법인세, 소득세 등의 세제를 지원받는 것도 걸림돌이다. 투자금액이 100억원 미만일 경우 세제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부터 세제 감면대상이 창업·신설 기업에 국한되면서 전체 입주기업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기업도시 심사 당시 낙후지수를 반영한 건 국토의 균형발전을 전제로 했기 때문"이라며 "기업도시는 수도권 인접지역에서 제외시키고, 세제 혜택도 확대하는 특혜가 부여돼야만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원주시는 성공적인 원주기업도시 조성을 위해 지난 23일 김기선·이강후 국회의원 당선자를 초청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선 및 기업투자유치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원주기업도시는 지정면 가곡리·신평리, 호저면 무장리 일원 529만㎡에 조성하며, 계획인구는 2만5천명이다. 원주시와 (주)원주기업도시가 공동으로 시행하는 민·관 합동사업이다. 2020년까지 완전한 도시 기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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