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땀 서린 공간 …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 환상적


중앙동 김희준씨 옥상정원 엿보기


중앙동 충남가구 김희준(65) 명예동장의 3층짜리 건물 3층에 만든 30평 크기의 정원에 들어서면 3층이 아니라 지상의 공원 같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건물 꼭대기가 아닌 3층의 거실 앞에 정원을 조성해 굳이 옥상에 올라가지 않아도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1, 2층 가구점에서 계단을 올라가 아치형 은빛 현관문을 열면 나오는 ㄱ자형의 이 정원은 김씨의 20년 땀이 서린 공간이다. ㄱ자 가장자리로 빙 둘러 50~60m 길이의 화단을 만들었다. 화단에는 물이 부족해도 잘 자란다는 주목을 주로 심었고, 철쭉, 소나무, 담쟁이 덩굴 등도 심었다. 직접 만든 분재 화분 대여섯 개도 놓여 있다. 정원 입구인 아치문엔 장미 덩굴을 올렸다. 장미 계절이 되면 반대편의 옥상으로 올라간 덩굴과 어우러져 화려한 정원의 모습으로 변모한다. 또 화단 중간 중간에 정원석을 세워 자연미를 더했다. 1994년에 시에서 추진한 아름다운 옥상 가꾸기 사업에서 수상한 바 있으며, 지금도 옥상정원을 가꾸기 위해 도움말을 구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



방수


김씨는 옥상정원을 꾸미려면 특히 방수공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렵게 조성한 옥상정원 때문에 지붕에서 물이 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옥상정원을 만들기 위한 방수방법은 일반적인 건축물의 방수 방법과 같다. 방수재료는 건축자재점이나 철물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충분한 두께로, 물이 새는 틈이 없도록 꼼꼼히 발라주어야 한다.



배수


김씨는 방수공사를 한 후 벽돌을 이용해 흙을 담기 위한 울타리를 만든 다음 바닥에 비닐을 깔고 자갈로 배수층을 만들고 흙을 넣었다. 이때 자갈 위에 부직포를 깔면 물이 빠질 때 흙이 쓸려나가지 않는다. 조경자재상점에서 배수판을 사다가 깔아주어 배수공간을 확보해도 좋다. 하지만 오래된 건물이나 구조적으로 방수에 대한 부담이 큰 건물이라면 직접 흙을 쌓아 정원을 만드는 방법보다는 화분과 같은 용기를 이용하여 방수문제에 대한 부담 없이 옥상정원을 만드는 것도 괜찮다. 김씨는 1차로 울타리를 친 벽돌 앞에 다시 작은 돌을 여러 층 쌓아 벽돌을 가렸다. 인공 벽돌보다 자연석이 흙, 나무와 어우러져 조경미를 한층 더한다.



토양


김씨의 옥상정원에 든 흙의 양은 10톤 트럭 1대 분량이다. 김씨는 보수력이 있고 물빠짐이 좋은 마사토를 썼다. 인부 5~6명과 산에서 퍼다 지겟짐을 지고 3층까지 날랐다고 한다. 김씨가 정원을 조성한 20여년 전과 달리 요즘은 옥상정원이 인기를 얻으며 무게는 가볍고 물과 양분을 흡수하는 능력은 크도록 만든 인공 경량토양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인공 경량토양은 일반토양에 비해 무게가 1/5 이하로 매우 가볍다. 하지만 경량토양도 물을 머금게 되면 물에 상당하는 무게를 가지게 되므로 물의 무게를 사전에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일반토양과 경량토양을 반반 정도 섞어 쓰는 것이 좋다.



식재


생명없는 콘크리트 옥상에 흙을 덮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인 만큼 흙의 높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김씨는 1m 정도면 무슨 종류의 식물을 심어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흙의 깊이는 잔디나 채소, 화초를 심을 경우 15cm가량, 진달래, 철쭉 등 작은 키 나무를 심을 경우 30cm, 단풍나무, 소나무, 주목 등 키 큰 나무는 60cm 가량 돼야 한다.
김보경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