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탐방-무진장왕뽈때기


일명 대구머리찜… 살이 부드러워 감칠 맛


얼큰한 맛의 비밀은 소스.


권사장이 직접 개발한
것으로 ‘1급 비밀’이다


우선 왕뽈때기에서 ‘왕’은 크다는 것을 나타내는 접두어로 종종 쓰이는 말이고, ‘뽈때기’는 볼의 속된 말로 ‘왕뽈때기’는 말 그대로 큰 볼을 말한다. ‘왕뽈때기’는 대구 머리를 이용한 음식으로 왕뽈때기찜 외에 대구머리찜이라는 ‘점잖은’ 이름도 있다.


단관택지에 있는 무진장왕뽈때기(사장:권영오)는 왕뽈때기 전문점이다. 가족 동반시 매운 것을 못 먹는 어린이를 위한 칼국수가 하나 있을 뿐 메뉴도 왕뽈때기찜과 왕뽈때기 매운탕 단 둘뿐이다.
왕뽈때기찜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뽈때기, 곧 대구와 고춧가루다.


대구는 참대구, 빨간대구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뽈때기찜의 맛은 대구의 선택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뽈때기집마다 사용하는 대구의 종류가 다르며, 그 종류도 공개하지 않을 정도. 대구의 뽈때기살이 인기가 있는 것은 살이 부드럽고 감칠 맛이 나기 때문이다. 원래 살이 부드러운 종을 택하는 것만큼 살을 부드럽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 기술 중 한 가지다. 특히 입주변과 턱밑 살이 맛있다고 한다.


얼큰한 맛으로 먹는 음식이니 만큼 고춧가루의 질과 양 또한 매우 중요하다. 무진장은 유명한 경북 영양고추를 맘 놓고 받아 쓴다. 영양은 권 사장의 고향으로 부모님이 지금도 이곳에서 고추 농사를 짓고 계신다. 부모님이 직접 지은 고추를 말리고 가루로 빻아 올려 보낸다고 한다.


대구머리를 푹 찐 다음 소스를 얹는데 그 모양이 아구찜이나 미더덕찜과 비슷하다. 얼큰한 맛에 먹는 만큼 맛의 비밀은 소스에 있다. 고춧가루를 푼 육수에 새우, 미더덕, 홍합, 조갯살 등 각종 해물을 넣은 다음 녹말가루 갠 것을 넣어 걸쭉하게 만들어 준다. 이때 맛을 내는 것은 소스 중에 소스라고 할 수 있는 검은 색 물엿과 같은 재료. 이것이 무진장왕뽈때기 1급 비밀. 도무지 재료를 공개하지 않는 이 소스는 권 사장이 직접 개발한 것.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왕뽈때기찜을 첫 맛이 그리 맵지 않다고 마구 먹었다가는 입에서 불이 난다. 서서히 입안이 얼얼해지기 시작해 나중에는 머리가 다 멍해질 지경이다. 매운 맛의 진수를 보고 싶거나 뭔가 화끈한 맛 경험으로 정신을 번쩍 차리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


매운 맛이 돌기 시작할 때 뽈때기 살을 먹으면 숨을 돌릴 수 있다. 처음부터 소스와 함께 버무린 것이 아니라 따로 쪄낸 다음 소스를 얹은 것이어서 살 속까지 매운 맛이 배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겉은 시뻘건데 생선 살은 새하얗다. 참깨 소스를 끼얹은 야채 샐러드가 반찬으로 나오는데 고소, 달콤한 게 무척 맛있다. 무, 고추 간장장아찌 맛도 시골스럽다. 왕뽈때기찜 2만~3만원, 왕뽈때기 매운탕(지리) 2만~2만8천원. 점심 뽈때기특선 1인분 5천원.


뽈때기 외에 무진장의 히트 상품은 ‘아이스 소주’. 냉동실에 4~5시간 넣어 두어 살얼음이 끼기 직전에 꺼낸다. 잡기 편하게 차가운 병에 작은 타월을 감아 놓았다. 테이블 18개, 전용주차장 있음. ▷문의:761-2131
김보경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