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올해부터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개방형 감사관제'를 도내 최초로 시행하는 가운데 원주시 퇴직 공무원들이 대거 지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원주시가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외부 개방형 직위 감사관 채용공고를 한 결과 모두 7명이 원서를 제출했다. 지원자 중에는 전직 국장 2명을 포함, 4명의 원주시 퇴직 공무원이 포함됐다. 다른 3명은 감사와 예산관련 업무 경험이 있는 군 법무관 출신과 체신부 출신, 법원 공무원 출신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원자 중 A 전 국장은 재직 중 개방형 직위 감사관 유력인사로 거론되며 잡음이 일자 전 직원 앞에서 '개방형 감사관제에 응시하지 않겠다'고 공언까지 했지만 원서를 접수해 구설수에 올랐다. 원주시 한 공무원은 "그렇지 않아도 개방형 감사관제 도입을 놓고 외부의 시선이 곱지 않은데 퇴직 공무원이 대거 응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도 "개방형 감사관제 취지를 생각하면 자신이 몸 담았던 기관에 응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감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예방기능은 단체장에게 두더라도 감사기능은 의회에 넘기는 등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방형 감사관제는 2010년 제정된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감사의 내실화와 단체장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대다수 지자체가 감사관을 내부출신 인사 등으로 채워 독립성을 확보라는 기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6월 현재 98개 임용 대상기관 중 순수 민간인 출신 을 임명한 기관은 33개에 불과했다. 퇴직 공무원에 대한 전관예우나 공무원 친인척 채용 등 특혜 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미연에 방지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관련 원주시 관계자는 "원주시 퇴직 공무원이라고 제한을 둘 수는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심의위원회가 합리적인 판단으로 개방형 감사관제 도입취지에 부합하고 공직사회의 투명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적임자를 선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는 국장급 공무원 2명과 대학교수 등 외부 전문가 3명 등 5명으로 선발시험위원회를 구성해 서류전형 및 면접을 거친 뒤 내달까지 2~3명으로 적격자를 압축해 시장에게 추천할 계획이다. 원주시에 임용되는 개방형 감사관은 5급으로 첫 2년 계약 후 5년 범위 내에서 연장이 가능하다.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