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석탄공사가 원주 혁신도시 내에 들어서는 공공기관 중 가장 먼저 기공식을 가졌습니다.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요.

서둘렀다기 보다 순차적으로 추진했을 뿐인데 다른 기관이 늦어지면서 그렇게 비춰지는 것 같습니다. 임차에서 신축으로 변경한 만큼 다른 기관보다 출발이 늦었기에 페이스를 맞추기 위해 서두른 측면은 있습니다. 제가 원주출신이기도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강원도에 적을 두고있는 기업으로서 우리가 서두르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어요. 다른기관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거죠.

다른 이전 기관에서 '마지못해 간다' '떠밀려 간다'는 입장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대한석탄공사가 원주로 오는 것은 자발적인 이전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기공식을 갖는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지역 언론이나 원주시민들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를 많이 받았습니다. 원주사람으로서 20년 이상 살아 온 고향과 강원도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우선 내년 10월을 착공시기로 보고 있는데 그 이전에라도 설계가 나오면 착공을 앞당길 생각입니다. 문제는 그때까지 원주 혁신도시의 부대공사가 마무리 되느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당초에는 임차건물을 계획했었는데 청사를 건립 쪽으로 변경했습니다. 이전 인원도 86명에서 105명으로 20여명 가까이 늘어났는데요. 사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입니다.

작년 4월 26일 취임했을 때만 해도 임차 이전으로 계획이 서 있었습니다. 규모가 더 적은 다른기관들도 사옥을 신축 하는데 이건 기업 정서상 맞질 않다고 판단했어요. 직원들의 사기와 자존심과도 연관되는 문제였기 때문이지요. 일각에서는 석탄공사의 부채를 염려하기도 하는데 빚이라고 하지만 자산취득이기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또 해외개발과 신재생에너지사업 등 신규사업 추진으로 사업영역이 확장되고 연구시설 등이 필요하기에 당연히 임차보다 신축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주는 미래도시이자 약속의 도시, 희망의 도시라는 믿음도 이런 판단에 한 몫 했습니다.

임차에서 신축으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지식경제부장관의 승인이 필요했는데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의 보류로 신축 이전계획이 답보상태라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6월9일로 기억하는데 몽골 출장을 마치고 새벽에 귀국해 아침 간부회의를 마치고 나니 지식경제부장관이 동해 옥계에서 포스코의 마그네슘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다는 겁니다. 끼니도 거르고 바로 동해로 달려갔습니다. 장관 차에 동승해 옥계에서 대관령휴게소까지 올라오는 차 안에서 직접 설득해 승인을 얻었어요. 기공식 참석도 이때 약속 받았습니다.
　
최근 언론에 기고한 글을 보면 대한석탄공사에게 원주혁신도시는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석탄공사 원주 이전 의미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 대한석탄공사가 굳이 서울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원주는 광업소가 있는 도계나 장성과도 가까울 뿐 아니라 혁신도시로 함께 이전하는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 등과 에너지 관련 산학연 클러스터를 조성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우리 직원들도 만족하리라 생각합니다. 다른 혁신도시와 비교할 때 거리조건이 좋은 원주 이전은 행운이라고 볼 수 있어요.
　
청사 착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혁신도시 신사옥을 짓는데 18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아시겠지만 올해 2월 개정된 국가계약법 시행령은 총 건축 공사비의 40% 이상을 지역건설회사가 공동도급 하도록 하고 있어요. 72억원 정도를 지역 건설업체에서 수주하게 될 것입니다.

지역인재 채용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13개 기관의 4천300여명 중 10%만 지역에서 채용한다고 해도 약 430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납니다. 원주에는 우수한 인재들을 배출하는 대학과 고등학교가 있는 만큼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어요. 대한석탄공사 역시 지역출신을 뽑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산업자원부와 지식경제부 등 중앙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원주를 위해 많은 일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산자부 창업지원과장 시절로 기억하는데 산자부에서 테크노타워 공모를 했었어요. 그 때 원주에 아이디어를 제공한 기억이 있습니다. 원민식 당시 원주시 담당과장과 연세대 원주캠퍼스 윤형로 교수와 함께 원주 의료기기단지 특화사업 마스터플랜을 놓고 추진방안을 같이 논의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채택은 되지 않았지만 이후 원주시가 흥업면보건지소에 창업보육센터를 만들었고 원주의료기기 산업의 모태가 됐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또 전국에서 5번째로 태장동에 창업보육센터를 지원해 설립하는데 힘을 보탠 일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고향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 외에도 다수의 사례가 있지만 제 자랑같아서 이 정도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끝으로 이 사장님께 고향 원주는 어떤 곳입니까?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때 원주는 중부내륙의 중심도시이면서 약속의 땅, 미래의 땅이 될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도시라고 할 수 있어요. 제2영동고속도로를 비롯해 중앙선 복선화, 수도권 전철 등 교통 인프라가가 지금보다 더 확충되는 것은 물론, 2018년 동계올림픽 지원 배후도시로서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될 것입니다.

50만 자족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잘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여기에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를 통해서도 많은 인재들이 몰려오며 명품도시로 도약하리라 기대합니다. 원주를 명품도시로 만드는 일에 대한석탄공사도 미력하나마 기여하고자 합니다.

제가 친구만 2천300여명에 이를 정도로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하는데 그중 상당수가 원주사람입니다. 외지에 나가있다 보니 고향이 늘 그립더군요, 구룡사와 상원사, 반계리 은행나무 등을 직접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곤 하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실 때마다 내 고향에 대한 칭찬인 것 같아 어깨가 으쓱합니다.

치악산 복숭아와 치악산 배, 치악산 한우는 물론, 삼토문화제와 원주의료기기박람회 등도 관심을 갖고 열심히 홍보하고 있습니다. 너무 감성적일지 모르지만 원주는 제가 태어난 곳이자 묻힐 곳입니다. 영원한 안식처라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물론, 지난해 세상을 떠난 제 아내도 이곳에 묻혀 있습니다. 제가 눕게 될 자리도 이미 아내 묘소 옆에 마련해 두었어요. 원주혁신도시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입니다.

김민호 기자
　
이강후 사장: 봉대초교(14회), 원주중(16회), 원주고(14회), 강원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조지워싱턴대 대학원 경영행정학 석사, 고려대 행정학 박사를 취득했다. 제22회 행정고시에 합격 후 30년간 지식경제부에서 근무했으며, 작년 4월 대한석탄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원주중 총동문회장, 재경원주고 동문회장, 재경강원대 명예회장, 연세대 원주캠퍼스 고위관리자과정 29기 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2011 올해의 CEO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