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전문건설업체 280개
연간 수주액 3억 미만 50%

부동산 경기 장기침체로 건설업체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동안 아파트 건축 등 민간공사가 없었고 관급공사도 발주건수나 발주금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원주시가 지난 2009년부터 올해 10월말까지 발주한 관급공사 현황을 보면 2009년 2천432건(1천941억)이던 것이 올해는 1천763건(416억)으로 감소했다. 게다가 지역업체가 원주시 발주 공사를 수주한 실적도 2009년의 절반으로 줄었다.(표 참조)

원주시 관계자는 "지하차도나 종합체육관, 하수관거공사 같은 대형공사는 일급대형건설업체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고 나머지 소규모 공사는 가급적 관내 업체에게 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건설관련 국비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어서 관내 건설업체들이 설 곳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0년 원주시 재정자립도는 31%. 건설사업의 경우 국비나 도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관련 예산이 줄어들게 되면 그 만큼 관내 업체들의 타격이 크다는 것. 또한 수해복구 공사가 건설업체 수주에 많은 도움이 되는데 원주는 타 시도보다 수해피해가 훨씬 적고, 타 지역 수해관련 관급공사는 수주하기가 어려워 지역 건설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춘천은 올해 도내 다른 지자체보다 수해피해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했다. 원칙적으로는 도 차원에서 수해복구 공사를 발주해야 했지만 대부분 1억원 미만 공사로 분리 발주해 원주업체가 참가하지 못했다. 지방계약법에 의하면 7억원 이상 관급공사는 도내 종합건설업체가, 7억원 미만은 도내 전문건설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지고 1억원 미만 공사는 지자체가 지역업체에게 맡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건설업체들의 운영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강원도회 원주시협의회(회장: 김천지, 한터건설)에 따르면 협의회에 등록된 관내 전문건설업체 수는 280여개 정도. 이 중 50%인 약 140개 업체의 연간 수주금액이 3억원 미만이고, 1년에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업체도 상당수에 달한다.

김 회장은 "전문건설업체 특성상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자본력이 부족해 금융권이나 일반 지인으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차입을 통해 회사를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건설경기가 어려운 실정에서 관급공사 마저 줄어들게 되면 살아남을 수 있는 업체는 얼마 안 될 것"이라 진단했다.

전문건설업체들이 공사를 수주하려면 5~6명의 기술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공사 물량이 줄어들게 되면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또한 전문건설업체 상당수가 건설인력을 직접 고용하고 있어 공사물량 감소는 건설 노동시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