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입문 2년만에 전국체전에서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건 김현기(42·삼양식품 원주공장) 씨의 투혼이 조명받고 있다.

김 씨는 지난 20일 경남 거제시에서 열린 제3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역도경기에 -70㎏급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 씨는 금메달을 획득한 오동승(울산) 씨와 같은 중량인 138㎏을 들어 올렸지만 체중차로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특히 오 씨와 김 씨의 체중차는 0.2㎏에 불과해 지켜보는 동료들과 지도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해광 원주시청 역도감독은 "이번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오동승 선수는 전문선수"라며 "역도에 입문한지 2년밖에 되지 않았고 직장업무와 훈련을 병행한 김현기 선수가 전문선수와 같은 중량을 들어 경쟁했다는 것부터가 놀라운 성과이자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이라고 평가했다.

김 씨는 7세때 불의의 사고로 귀가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인이다. 19년째 공장에 나가며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 온 그는 지난해 처음 바벨을 잡고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해 제3회 강원도장애인생활체전 -70kg급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제1회 강원도장애인역도연맹회장기 -75㎏급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열린 제4회 강원도장애인생활체전에서도 2위에 올랐다.

김 씨가 짧은 기간에 이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김 감독을 비롯한 역도 지도자들의 헌신적인 지도와 김 씨가 재직중인 회사측의 배려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강원도 장애인역도연맹 김영국 전무이사는 "삼양식품 전인장 회장과 원주공장 정태운 생산본부장 등이 김현기 선수의 노력을 알고 훈련시간을 배려하는 등 적극 지원해줬다"면서 "장애인체육 발전에 귀감이 되는 부분이며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 일"이라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