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열린 호저면민체육대회에서 호저마을춤을 선보이고 있는 주민들.

2007년 지역통합사업 프로그램으로 시작 '뜨거운 호응'
60여명 춤 배워 마을대표 무용팀으로…각종 행사에 출연

호저면 결혼이민자와 지역주민들이 '호저마을춤'을 함께 추면서 가족간, 세대간 갈등이 해소되고 마을화합으로 이어져 화제가 되고 있다.

호저마을춤은 우리나라의 노동사위인 보리밟기와 강원도 아리랑 가락이 어우러진 호저 마을의 민속놀이로 지난 2007년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간호학과, 원주시, 호저면사무소, 고산보건진료소가 '여성결혼이민자 지역통합사업' 일환으로 시작했다.

여성결혼이민자 및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보건교육, 시부모 교육, 아동양육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실시했는데, 지역주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호저마을춤'이 유독 호응이 높았다. 강원도립무용단 김영주 단장의 도움으로 우리나라와 각국의 고유한 문화를 놀이와 춤으로 해석한 호저마을춤은 놀이문화가 부족한 호저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호저면에 거주하는 여성결혼이민자 10여명과 지역주민 50여명은 2008년 1월부터 한 달 반에 걸쳐 호저마을춤을 완성했고, 다음달 개최된 호저면 척사대회 때 첫 선을 보였다. 한국, 베트남, 태국, 일본, 중국 등으로 적당하게 인원을 나눠 팀을 구성한 뒤 각국의 전통의상과 소품을 갖추고 신명나는 춤과 놀이를 선보였는데 주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이후 4년여 동안 척사대회, 체육대회, 매화축제 등 마을행사가 있을 때마다 초청돼 공연을 펼쳐오면서 호저면 대표 무용팀으로 거듭났다. 오는 10월 16일에는 다이내믹원주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인 '거리퍼레이드'에 호저면 대표로 출전한다. 거리퍼레이드 출전에 앞서 지난달 30일 개최된 호저면민 체육대회에서 실전경험을 쌓았다. 최연소인 25세 우엔티투란(베트남) 씨부터 최고령자 87세 허왈순 옹까지 남녀노소, 세대를 초월한 주민 60여명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호저마을춤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윤현숙 고산보건진료소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현장에서 지켜봤는데 결혼이민자들이 거리감 없이 마을주민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어울리고, 어르신들이 이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벅찬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역통합사업을 주관했던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간호학과 안양희 교수도 "일회성 프로그램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호저마을춤이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주민들간 끈끈한 결속력 때문이었다"면서 "여성결혼이민자와 주민들 간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서로간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여성결혼이민자와 그 가족, 지역사회 모두가 행복한 마을로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