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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마을 탐구 2부: (31)신림면 황둔1·2리

한국전쟁 격전지에서 농촌개발 중심지로 박동식 기자l승인201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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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방 어느 곳에서도 삼봉을 볼 수 있다는 감악삼봉. 황둔2리 마을회관 앞 마당에서 바라 본 감악삼봉이 확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황둔찐빵마을을 모르는 원주시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원주시민은 물론이고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전국 관광객들로 주말이나 명절, 휴가철이 되면 신림면 황둔·송계리는 장사진을 이룬다.

신림면사무소를 지나 싸리재 고개를 넘고 터널을 통과하면 황둔리 마을이 나온다. 황둔리는 과거 북쪽으로는 영월 수주면, 남쪽으로는 제천 봉양읍, 서쪽으로는 성남리, 동쪽으로는 송계리 및 횡성의 높은 고개에 둘러싸여 교통이 불편한 관계로 인구 유입이 많지 않은 한적한 시골마을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교통환경이 대폭 개선되고, 황둔찐빵마을을 비롯해 감악산, 매봉산 등 먹거리와 관광명소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황둔리를 찾는 관광객이 급격히 늘었다.

황둔찐빵마을

   
▲ 사진은 마을 입구에 세워놓은 황둔찐빵마을 조형물

황둔찐빵마을이 있는 황둔1리(이장: 김광수)는 '신림면 제2의 경제중심지'라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로 경제활동이 활발한 마을로 손꼽힌다.

엄밀히 말해 신림면 송계리와 반을 나눠 조성된 황둔찐빵 거리에는 9개의 찐빵가게가 성업 중에 있으며, 특히 주말만 되면 이곳을 찾는 수많은 인파로 마을이 시끌벅적 하다.

각 찐빵가게들은 팥 앙금을 넣은 찐빵은 기본이고, 쌀찐빵, 고구마, 단호박, 흑미, 옥수수를 넣은 찐빵 등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여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황둔찐빵 효과는 실로 대단했다. 과거에는 먼 곳에 위치해 있는데다 원주시내, 영월, 제천, 횡성의 높은 고개에 가로 막혀 인적이 드물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약 10년 전 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외지인들이 황둔찐빵마을로 몰려들기 시작했고, 지금의 거리가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마을에는 찐빵가게 등 주요 상권을 비롯해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모두 있으며 작은 리 단위 마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우체국도 있다.

리 단위 마을에 상권, 초·중학교, 금융점포 등을 두루 갖춘 마을은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다.

   
▲ 자매결연을 맺은 오토캠핑 동호회 캠핑퍼스트 회원들이 김장체험을 하는 모습. 매년 김장철마다 회원들이 찾아와 3천~4천포기의 김치를 담아 불우이웃에게 나눠준다고 한다.
황둔·송계 정보화마을

황둔1리 김창동(79) 노인회장은 "과거에도 곡창지대가 형성돼 소득도 꾸준하고, 제법 살기 좋은 마을이었죠.

그런데 그때와 비교했을 때 우리 마을은 참 많이 발전한 것 같네요.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주민 모두가 마을 발전을 위해 의기투합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기뻐했다.

황둔·송계정보화마을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김광수(54) 이장이 말문을 열었다. "2000년도와 비교했을 때 마을 소득 수준이 10배 가량 늘었어요. 사실 우리 마을이 이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전국 최초 정보화마을 '황둔·송계 정보화 마을'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어요. 정보화마을 선정 당시에 찐빵집은 1개 밖에 없었고, 텔레비전도 잘 안 나오는 초라한 시골마을이었죠."

황둔·송계 정보화마을은 지난 2000년 전국 최초로 시범마을에 선정, 마을 중심에 정보센터를 만들고, 초고속 통신망이 깔렸으며, 주민 100여명에게 PC가 공급됐다.

전국 최초라는 타이틀, 고령의 노인이 인터넷을 하는 모습 등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탄 황둔·송계 정보화마을은 연일 방송이나 신문지면에 대서특필 됐다.

마을에서도 정보화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준고랭지 배추를 비롯해 쌀, 옥수수, 콩, 팥 등 지역농산물을 판매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지난 2009년에는 전국 정보화마을 중 으뜸으로 치는 '명품형' 마을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게다가 서울 강남구 역삼1동, 시흥시 정왕2동, 강원도맑은물보전과, TG삼보컴퓨터를 비롯해 15만명의 회원이 버티고 있는 오토캠핑동호회 '캠핑퍼스트'와 자매결연을 맺어 든든한 후원군도 얻었다.

   
▲ 리단위 지역이지만 초·중학교, 우체국, 정보화센터, 농협까지 생활편의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다.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중심지

황둔리는 송계리, 성남리와 함께 지난 2005년 원주 최초로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에 선정돼 2007년부터 5년간 74억9천400만원이 투입되는 '황둔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했고, 지난해 강원도 새농촌건설운동 우수마을로 선정되는 등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마을이다.
 
농촌건강장수마을

신림면 황둔2리(이장: 전두식)는 산림자원이 풍부한, 건강한 자연마을로 유명하다. 2001년에는 원주에서 최초로 산촌종합마을개발사업 대상지로 선정될 만큼,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과 풍부한 산림자원, 자연에서 채취한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마을이다.

현재 주민들은 산채작목반을 구성해 곰취, 곤드레 나물, 나물취, 도라지 등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해내고 있다보니 새벽시장에 농산물을 갖고 나가면 언제나 인기만점이다.

황둔2리 류관현(80) 노인회장이 신림농협 양봉작목반 회장직을 맡고 있을 정도로 신림면을 비롯해 원주시를 대표할 정도로 양봉업이 활성화 돼 있다.

그 어떤 마을보다도 건강한 마을이기도 하다. 손영환(74) 노인회 사무장이 서각한 마을 비석에서 볼 수 있듯이 황둔2리 마을은 지난 2006년에 농촌건강장수마을로 선정될 정도로 '건강'을 자랑한다. 마을에 90세 이상 노인만 3명이다. 이 마을 어르신들은 65세임에도 이장을 맡고 있는 전두식 씨를 두고 "마을에서 청년층에 속한다"고 농담 섞인 말을 전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이야기 풍부한 감악산

황둔2리는 감악산 등산로와 매봉산 등산로, 명주사 고판화 박물관 등 천혜의 자연환경과 관광자원을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백련사가 유명한 감악산 등산로에는 주말이면 20~30여대의 관광버스가 몰리는 등 전국 각지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등산객들로 붐빈다.

류관현 노인회장은 "감악산 정상에 못 미쳐 백련사라는 절이 있다"면서"어릴적에 동네 어르신들이 한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 암자가 덩굴에 가려져 보이지 않고 있다가 100년 만에 발견돼서 백련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며 말문을 열었다.

감악산은 그 어떤 명산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볼거리가 많은 산이다. 세 개의 봉우리가 큰 길가에서도 한눈에 보이는 감악봉이 대표적이며, 감악봉에 못 미친 지점에 있는 마당바위는 50평이나 돼 200~300명이 앉을 수 있다고 한다.

또 재사동 요부골 병풍바위 위쪽에 있다는 금수탕도 볼 만하다. 물이 나올만한 곳을 찾아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1년 내내 맑은 물이 고여 있어 신비함을 감출 수 없고, 옆쪽에는 7~8m 정도의 짧고 낮은 굴이 있는데 임산부가 이 굴에 들어가 누워 배가 동굴 천창에 닿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다.

산 정상에서 매를 가지고 꿩과 토끼를 사냥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감악산 건녀편 매봉산에도 등산로가 있으며, 이 산을 넘어가면 신림면 성남리가 나온다고 한다.
 

   
▲ 황둔터널을 빠져나가 왼쪽길로 들어가면 수려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고판화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원주의 명소 고판화박물관

황둔터널을 빠져나가자 마자 왼쪽으로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올라가면 매봉산 정상부근 요새처럼 아늑한 곳에 고판화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이곳은 강원유형문화재 안심사판 제진언집, 용천사판 불설아미타경 등을 비롯해 강원문화재자료 불정심다라니경, 예념미타도량참법 등을 소장한 국내 최대규모의 고판화 박물관으로 유명하다.

한국, 중국, 일본, 티벳 몽골 등지에서 수집한 고판화 원판 및 관련 서적 3천500여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숲속판화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올봄에는 템플스테이 운영사찰로 선정될 정도로 전국적 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한국전쟁 격전지, 매봉산 일대

황둔리를 감싸안고, 영월군 수주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매봉산 일대는 한국전쟁의 격전지였다. 감악산 넘어 제천 봉양읍은 한국군 및 UN군의 주둔지, 매봉산은 인민군들의 주둔지였다고. 한국군이 전세를 잡고 매봉산 일대를 장악하는 동안 황둔리 주민들은 피난 떠나랴 돌아와서 한국군 뒷바라지 하랴 갖은 고초를 겪어야 했다고 한다.

김창동(79) 황둔1리 노인회장과 류관현(80) 황둔2리 노인회장은 당시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김창동 회장은 "난 원래 함경도 함흥 출신이에요. 일제 치하였던 3살 때 부모님과 이곳으로 내려와 터를 잡았죠. 그리고 14살 때 해방의 기쁨을 맛봤어요. 그런데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지 뭐에요. 19살 되던 해 한국전쟁이 터졌어요. 쉴 새 없이 들리는 포탄소리, 정말 끔찍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매봉산 자락에 터전을 일구고 살던 류관현 회장은 보다 생생한 정보를 들려줬다. "매봉산 쪽에 인민군이 주둔하고 있었는데 제천에서 포탄이 엄청나게 날아온 것 같아요. 이 때 인민군들 많이 죽어나갔죠. 피난 갔다 돌아오니 온 산에 시체가 넘쳐났어요.

인민군, 미군, 아군까지. 나무가지에 팔, 다리가 걸려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죠. 그 시체들을 주민들과 함께 묻었던 일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우리가 피난 떠난 사이 아군들이 주민들의 집을 막사처럼 쓰고 있었어요. 밥도 같이 먹고 잠도 자고 했죠. 아직도 저 산만 보면 가슴 한 켠이 찡하답니다."라며 지난 일을 회상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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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리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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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식(65)
2리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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