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육상을 이끌어 온 상지여고 정만화(51) 감독이 코오롱 마라톤팀 감독을 맡아 자리를 옮긴다.

현재 한국 남자 마라톤팀을 이끌고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중인 정 감독은 내달 4일 세계선수권이 끝나는 대로 코오롱팀 감독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한국 마라토너 중 처음으로 세계육상선수권에 이름을 올린 정 감독은 현역시절 2시간14분10초의 한국최고기록을 낸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은퇴 후 상지여고 육상부를 창단하고 22년간 이끌면서 전국최강의 중장거리 육상팀으로 육성했으며 김은정, 이선형, 양수현, 최보운, 신사흰, 원샛별 등 숱한 인재를 배출했다.

특히 한국 마라톤 기대주 지영준이 선수생활의 갈림길에서 방황했을 때 개인적인 인연을 맺고 아시안게임 금메달 질주를 이끌기도 했다.

코오롱측은 새롭게 마라톤팀을 구성하면서 정 감독 영입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지여고의 양해를 얻기위해 학교법인 상지문학원 김길남 이사장과 친분이 있는 그룹 계열사 사장까지 직접 나섰다는 후문이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곧 결백이 밝혀졌지만 감독 내정설이 퍼지면서 이를 시기한 세력의 음해로 약물의혹 파문에 휩싸여 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정 감독은 "믿고 성원해 준 원주시민들과 상지여고에는 큰 마음의 짐이 있다"면서 "처음 코오롱측의 제의를 받았을 때는 다른 지도자를 추천하기도 했지만, 거듭된 제의를 받고 평소 꿈꿔왔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해 고심끝에 수락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또 "코오롱으로 자리를 옮기지만 상지여고 선수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며 제자들을 향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코오롱측에 이천이나 여주 등 원주와 가까운 장소에 훈련장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정 감독은 "내가 직접 스카웃한 선수들이 졸업할 때까지는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인연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