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무과 앞에 마련된 북카페에서 입·퇴원 수속 서비스를 받고 있다.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밝은 웃음으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호텔급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는 '성지병원(이사장: 안재홍)'이 확장 및 리모델링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지난 2001년 30병상 40여 명의 직원으로 문을 연 성지병원은 오는 8월 15일이면 개원 10년을 맞이한다. 10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300여 개의 병상과 220여 명의 직원으로 늘었고, 의료진이나 의료시설 또한 발전을 거듭해 최첨단 의료진용을 갖췄다. 이렇게 성지병원이 성장하게 된 동력은 한 마디로 '차별화 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병원들이 시도조차 하지 않는 서비스를 성지병원은 이유를 막론하고 시행한다.

먼저 입·퇴원 수속 업무가 이뤄지는 원무과부터 남다르다. 대부분 병원에서 입·퇴원 수속을 밟으려면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지만, 성지병원 원무과 앞에는 '북카페'가 마련돼 있다. 북카페의 편안한 의자에 앉기만 하면 직원이 서류를 들고 와 자세한 설명과 함께 수속을 밟아준다.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차를 마시면서 책을 보며 기다리면 된다. 책꽂이에는 협약을 맺은 시립도서관에서 이동도서로 2달에 한번씩 교체해 놓은 책이 진열돼 있다.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국인 환자도 이제 이곳에서 편안히 진료를 받게 됐다. 다문화가정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다문화 가정 대상 진료 서비스'를 마련한 것. 통역사가 외국인 환자와 동행하며 일일이 통역으로 의사소통을 도와주게 된 것이다.

보호자를 대신해 간병을 해 주는 '보호자 없는 병실'도 눈길을 끈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 나면서 가족 중 누군가 입원 했을 때 간병인을 써야 할 경우, 경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 보통 간병비는 12시간에 4만원, 24시간에 6만원이 발생하는데, 특정 간병인 회사와 협약을 맺어 1일 2만원으로 간병비를 해결한다. 수술 후 이틀 정도는 '집중치료실' 시스템을 도입해 간호사들이 무료로 돌봐주기도 한다.

그동안 진료비 중 환자 부담금 1%를 적립했다가 사회 후원활동에 사용하는 '진료적립나눔'을 실행했었는데, 이제는 환자가 원하는 곳에 환자 명의로 기부하는 방식을 도입해 기부자의 의사 존중에도 세심하게 배려했다.

▲ 주차 대기실에서 TV를 보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기다리면 주차요원이 안전하게 차를 대기시킨다

안 이사장은 '어떻게 하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병원뿐만이 아니라 호텔과 같은 최상급의 서비스가 일어나는 곳에서 힌트를 찾아낸다. 그로인한 대표적인 서비스가 '주차 서비스'이다. 작년 3월 50여 대 주차가 가능한 주차 타워를 완공하고 직원 5명을 배치했다.

주차요원이 차를 대기시키는 동안에도 서비스는 이어진다. 대형 TV와 편의시설을 갖춘 대기실에서 커피메이커에 내려 놓은 커피를 마시거나 잡지를 보며 기다리면 된다. 고급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발레파킹 서비스를 과감하게 도입한 것이다.

환자나 보호자, 직원들에게 인기가 많은 찜질방은 5층에 마련돼 있다. 빗살무늬 문을 열자 후끈한 찜질 기운이 제대로 전해진다. 병동 곳곳에는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 대신 집처럼 편안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의 칼라플한 분위기로 꾸며 놓았고, 치악산과 원주천이 시원하게 내다 보이는 곳엔 휘트니 센터와 요가 교실이 있다.

건강검진이나 치료를 위해 공복으로 방문한 환자들이 진료를 마치고 나면 '죽'을 서비스 하고 있다. 진료비 보다 죽 비용이 더 발생하기도 하지만 환자를 위해 그 정도는 개의치 않는다. 9층 스카이라운지에는 만남의 장소인 카페테리아와 식당겸 공연장이 있다.

▲ 식당 겸 공연장에서 입원 환자들이 노래자랑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식당은 밥만 먹는 곳이 아니라 입원환자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노래자랑을 하거나 공연을 열고, 하루에 두 번 영화를 상영하는 문화공간이다. 지난 4월에는 한국예총원주지회와 문화예술 협약을 맺고 갤러리 운영을 시작했다. 병원을 드나드는 모든 사람들이 잠시라도 눈을 씻을 수 있도록 다양한 작품들을 수시로 바꿔 전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침상째 들어가는 목욕탕, 옥상정원, PC방운영, 가정방문 서비스, 경로당 서비스 등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서비스를 실천하다보니 서비스만 전담하는 직원을 병원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10년 전 '세계에서 제일 친절한 병원이 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 걸고 출발한 성지병원은 적어도 원주에서는 최상의 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는 병원으로 자리잡았다.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하는 안 이사장의 남다른 서비스 마인드가 지금의 성지병원을 만들어 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성지병원을 찾는 모든 방문객이 100% 만족할 때까지 서비스 개선은 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