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장1동주민센터가 지난달부터 2층 회의실을 주민들에게 개방해 호응을 얻고있다.

　태장1동 주민센터가 2층 회의실을 평일 밤이나 주말에도 개방하고 있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성남시와 수원시 등 일부 자치단체가 주민자치센터를 야간과 휴일에도 개방하고 있지만 원주에서는 처음이다. 특히 태장1동은 주민자치위원회는 구성돼 있지만 여유공간이 없어 주민자치센터 조차 설치되지 않은 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에 가깝다.

　개방하는 공간은 주민센터 2층 회의실. 지역내 각종 회의나 모임장소로 사용된 곳이었지만 대부분 회의가 낮시간에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해 그 나머지 시간을 주민들의 여가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주민자치위원회가 회의실에 있는 탁구대를 활용하자고 제안했고, 주민센터도 쾌히 응하면서 태장1동 주민 탁구동호회를 결성했다. 회의 공간을 축소하는 대신 주민자치위원들과 주민센터 직원들이 돈을 모아 탁구대 한 대를 더 늘여놓았다. 회의실 열쇠는 인근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통장이 맡아 주민들이 필요할 때마다 이곳에서 열쇠를 받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주민센터 2층에 탁구장이 들어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동호회원 모집도 순식간에 37명이 신청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됐다. 인근 지역에서도 참여 문의가 이어졌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탁구대가 2대밖에 없어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없다는 말에 발길을 돌린 주민들도 많았다고. 주민들이 탁구장 개방을 반기는 이유는 최근 구 우리환경 자리에 도서관을 조성하고는 있지만 인근에 문화·체육시설이 전무하기 때문. 주민들은 인근에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나 시설이 전무하다보니 태장1동은 '원주의 강북'이라며 불만을 제기해 왔다.

　밤 늦은 시간까지 주민센터에 울려퍼지는 '핑퐁' 소리는 하룻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것은 물론, 이웃간의 정을 돈독하게 하고 있다. 주민들은 "아파트 같은동에 살면서도 교류가 없었는데 함께 탁구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김천지(58) 태사랑 회장은 "주민센터 개방 후 주민화합과 건강증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귀찮은 점이 있을텐데 선뜻 공간활용을 허락해 준 동장님과 주민센터 직원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해형 동장은 "그동안 청사관리와 보안 문제로 주민센터 2층을 제한적으로 개방했지만 주민자치위원회가 새롭게 구성된 뒤 동호회 등 자치모임이 늘고 자율적인 시설관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개방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