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실 단벽의 인물상.

▲ 2009년 발굴당시 석실 내부.

  국가문화재 지정 추진

　지난 2009년 문막읍 동화리에서 출토된 조선시대 벽화묘가 원주로 돌아왔다.

　원주역사박물관은 발굴조사와 보존처리를 위해 그동안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센터에 보존해온 동화리 조선시대 벽화묘를 최근 원주로 다시 가져왔다고 밝혔다. 원주로 돌아 온 벽화묘 유물은 벽화 11점과 기초석 11점 등 22점. 높이 113㎝에 가로 284㎝, 세로 34㎝ 크기로 총 무게만 23톤에 이른다.

　세종의 처조카인 충정공(忠正公) 노회신(1415-1456, 조선시대 여흥도호부사 겸 권농병마단련부사)의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이 벽화묘는 석실 내부 벽면과 천장에 먹과 붉은색 안료 등을 이용해 그린 사신도(四神圖)와 인물도(人物圖), 성좌도(星座圖)가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남아있어 발굴당시부터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본보 2009년 4월 20일자 1면 보도). 2000년 발견된 밀양 고법리에 이어 국내에서 발견된 두번째 조선시대 벽화무덤이지만 사신도가 그려진 것은 이 벽화묘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당시 발굴조사를 진행한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측은 "삼국시대에 유행하기 시작한 사신도가 조선시대까지 계승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조선시대 전기의 회화사, 복식사, 민속학 연구에 있어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밝혔으며 발굴현장을 직접 찾은 안휘준 문화재위원장도 "강원도에서 조선시대 벽화묘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며 "학술적 연구가치는 물론 국가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해야 할 만큼 문화재적 가치도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듬해에는 발굴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 묘에서 잣으로 추정되는 식물이 다량으로 발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번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연구소측은 2010년 발간한 '원주 동화리 노회신 벽화묘' 발굴조사 보고서에서 "석실 내부에 동물의 흔적이나 구멍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시신을 매장하면서 제수 용품으로 함께 묻어준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시대 잣은 구하기도 매운 힘든 물건으로 이전까지 학계에 잣을 매납했다는 문헌기록이나 발굴성과는 보고된 적이 없어 그 학술적 연구가치가 높다"는 게 연구소 측의 의견이다.

　이 벽화묘는 관렵법에 따라 지난 2009년 12월 일괄 국가귀속된 이후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 임시로 보관됐다가 작년 연말 원주역사박물관이 보관관리청으로 지정되면서 원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원주역사박물관측은 벽화묘의 크기와 무게 등을 고려할 때 원래 형태로 지하매장하는 것이 온전한 보존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우선 추경에 예산을 확보해 역사박물관 내 지하에 매장 복원하고 일반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복제물을 제작해 전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원주역사박물관 박종수 관장은 "추후 역사박물관을 이전하거나 새로 신축하게 될 경우 벽화묘를 보존할 수 있는 별도의 전시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원주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귀중한 유물인 만큼 보존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국가문화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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