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현재 외국인주민수가 1백만 명을 넘어 한국사회가 다문화사회로 진입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들 백만 명 중의 분포를 보면 외국인 근로자가 52퍼센트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결혼이민자로 이들의 비율이 11퍼센트가 되고 이는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지난 2009년 현재 강원도에는 1만2천622명의 외국인주민이 살고 있고, 원주시에는 2천394명 그리고 횡성군에는 573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가정은 한 가족 내에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가정을 뜻하는 것으로 국제결혼가정, 외국인근로자가정, 이주민가정 등을 말한다. 최근에 강원과 원주권에서도 다문화 가정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늘어나고 있어 매우 다행한 일이나, 이들은 여전히 많은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데 사실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이들은 언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문화가정 지원센터 등을 통해 한국어를 배워 한국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나, 소통을 제대로 하기까지 겪는 생활의 어려움은 실로 크다. 특히 가족과 배우자가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하나, 현실을 살펴보면 방임하고 있는 경우도 더러 있다.

둘째, 경제적인 애로사항도 많다. 국제결혼을 하고 한국으로 온 경우에 물가나 한국 사정을 잘 모른다는 이유로 배우자가 경제권을 주지 않는 경우도 많고, 생활비나 용돈도 소액인 경우가 많아 힘들게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국제결혼한 가정에서 배우자의 고향집으로 약간의 송금을 해주어야 할 경우에는 어려움이 더 가중되게 마련이다.

셋째, 가족 간의 갈등이 유발되기 쉽다. 일례로 동남아여성이 한국으로 시집을 온 경우에 부부 간의 이해부족은 물론, 고부간이나 시댁형제자매간의 불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노출되어 있다. 물론 최근에 부분적인 가족상담이나 교육훈련 등이 제공되고 있지만, 문화적인 갈등과 차별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넷째, 문화적인 갈등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외국여성이 한국으로 시집오기 전에 충분한 사전지식을 습득하거나 문화이해교육을 받고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의 전통적인 관습과 예절에 대한 교육이나 상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제 다문화가정에 대한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할 것이 결코 아니다. 이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첫째, 지역별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기본 데이터베이스를 확대 구축하여 다문화가정지원센터를 확대 설치하는 것이 시급하다. 일부 지역에서 다문화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다문화가정들은 이러한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극적으로 홍보도 해야 한다.

둘째,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지역기업, 지역사회단체, 지역대학 등과 협력하여 체계적인 다문화 정책을 공동으로 개발해 가야 한다. 다문화가정의 출산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므로, 이들의 자녀가 제대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어야 한다. 아울러 초중등 교육기관과 대학에서도 다문화와 다양성에 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편견과 차별의식을 줄이며 공동체의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셋째, 다문화가정의 사회적응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이들의 능력이 근본적으로 증진되도록 돕는 일이 필요하다. 사회복지제도에서 자활이 중요한 것처럼 이들이 우리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자생력을 높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다문화가정의 부모들에게 부모교육을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에게는 다양한 추가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차별없는 동등한 교육을 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벌써 12월말이라 날씨는 더욱 차가워지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주변을 둘러보고 따뜻함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늘어나고 있는 다문화가정에 더 많은 애정과 지원을 보내자.

김판석 연세대 빈곤문제국제개발연구원 원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