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조선영(41) 씨, 최규림(단관초4) 양, 최규은(단관초1) 양, 최은솔(15개월) 양, 김건열(41) 씨.

건강가정지원센터 프로그램

지난달 16일 단구동 김건열(41) 씨 집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원주시건강가정지원센터 '지금은 품앗이시대'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조선영(41) 씨와 아들 윤호(22개월), 이웃사촌 규림(단관초4), 규은(단관초1) 자매가 집을 방문한 것.

원주시건강가정지원센터는 아파트 거주자가 전체 원주시민의 60%를 넘어서면서 이웃간 소통의 기회가 적어지자 이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품앗이는 과거 농경사회에서 이웃끼리 농사일을 서로 도와주던 우리네 전통문화이다.

원주시건강가정지원센터는 품앗이 문화 가운데 자녀돌봄, 생활용품 물물교환, 일손돕기 등 현대에서도 가능한 일들이 얼마든지 있다고 보고 '지금은 품앗이시대'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지난 4월부터 신청을 접수한 결과 20가정이 신청했고 되도록 같은 지역이나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신청자로 2~4가정씩 7팀으로 나뉘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건열(41), 조선영(41), 서의경(39), 임선화(31) 씨 가정도 품앗이로 묶였다. 김건열 씨는 "그동안 이웃간 정을 느끼지 못하고 지냈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웃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지금은 먹을거리가 생기면 나누어 먹고, 서로 급한 일이 생기면 아이도 대신 돌봐주고, 아이들 옷도 교환하며 지낼 수 있는 친구가 세명이나 생겼다"고 말했다.

조선영 씨는 "같은 팀이 된 가정끼리 자주 만나긴 어려워도 시간이 날 때면 거리낌 없이 서로의 집에 오가며, 정기적으로 만남의 시간도 갖는다"며 "특히 어린 아이를 둔 엄마로써 아이에게 또래친구를 만들어 줄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건강가정지원센터 관계자는 "과거 전통사회에서는 출입문을 열어놓고도 문턱을 오가며 이웃과 허물없이 지낼 수 있었으나 지금은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며 "본 프로그램은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이웃간 정을 느끼게 만드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