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건강문화센터 주차장 1시간 무료이용 검토

작년 4월 휴대폰 전문 매장으로 개장한 지하상가에는 22개 점포가 들어섰으나 1년 후 6개 점포만 남았다. 원주시는 휴대폰 전문매장 개장, 안전 확보, 시민 휴식처 제공이라는 3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18억원을 들여 지하상가를 리모델링 했으나 지하상가엔 오가는 사람 없이 파리만 날렸다.

지하상가 상권이 침체된 가장 큰 이유는 지하상가 위에 횡단보도가 생겼기 때문. 리모델링 전에는 지하상가를 통과해야만 반대편으로 건너갈 수 있었으나, 지금은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고도 건너편으로 건널 수 있다. 휴대폰을 구입할 목적이 아니고서야 굳이 지하상가로 발걸음을 옮길 필요가 없어졌다.

이에 원주시는 대안을 마련했다. 업종제한을 해제하고 재입찰을 실시한 것. 원주시는 다양한 유형의 점포들이 들어서야만 지하상가가 활성화 될 것이란 생각으로 지난 5월 업종제한을 풀고 의류, 신발 매장 등 물을 사용하지 않는 점포들도 입점할 수 있도록 했다.

점포가 작은 곳은 칸막이를 제거하도록 허용해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했다. 하지만 지하상가는 다시 휴대폰 전문매장이 됐다. 입찰결과 22개 점포 중 18개 점포가 문을 열었으나 다른 업종은 단 한곳도 들어서지 않았다. 그나마 입찰한 점포들도 기존에 운영하던 점주들이 매장을 2~3개씩 추가로 입찰 받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한자리에 자리를 지키고 있던 A통신사 점주는 "요즘에는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이 지하상가를 찾고 있지만 휴대폰을 사려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며 "하루에 1~2대, 많으면 3~4대 정도 팔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지하상가는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도 해야 하는데 편의시설이 없이 의자만 덩그러니 있는데 사람들이 모이겠냐"고 지적했다.

한편 원주시는 지난달 13일부터 23일까지 남은 4개 점포에 대한 인터넷 입찰을 실시했으나 입찰시도가 전혀 없었다. 점포 1년치 사용료는 14호 410여만원, 15호 330여만원, 16~17호(통합) 890여만원 선, 일반 매장 임대료와 비교할 때 저렴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입찰시도 조차 하지 않은 것.

원주시 관계자는 "지하상가 경기가 좋지 않은 편이라 위험을 무릅쓰고 입찰에 참여할 사업자가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며 "재입찰 때까지 충분한 홍보를 통해서 휴대폰 매장이 아닌 타 업종의 매장이 입점 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지하상가 경기 회복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지하상가가 활성화 되려면 건강문화센터와 연계하고 휴식공간이 늘어나야 한다"며 "지하상가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건강문화센터 주차장을 1시간 동안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