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림면 구학리 여산골프장 예정지 주민들과 여산골프장반대시민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원주지방환경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원주지방환경청장이 약속한 공동조사를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여산골프장 예정지 주민 반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전 환경성 검토 보고서 등의 부실 작성 의혹이 불거져 주민들과 몇 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여산골프장 문제가 또 다시 심각한 국면으로 흐르고 있다.

　신림면 구학리 주민들과 여산골프장반대시민공동대책위원회(이하 시민공대위, 공동대표: 최정환·김성선·유광수)는 "원주지방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서 본안 작성 전 공동조사를 약속하고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제출한 환경영향 평가서를 접수해 협의 절차에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며 지난달 29일 원주지방환경청 앞에서 '공동조사 이행 합의 묵살 원주지방환경청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에 들어갔다.

　주민들과 시민공대위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주민대책위와 시민단체, 사업자와 사업자측 전문가, 원주시, 원주지방환경청 등이 참여한 가운데 4차례에 걸쳐 공동조사 실무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지난 5월 사업자가 갑작스럽게 공동조사 협의를 거부했고 이후 원주지방환경청이 자신들이 시행한 '환경영향평가서 본안 작성 전 공동조사'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접수, 협의절차에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원주시는 환경영향평가서를 접수한 지 하루만에 원주지방환경청에 전달, 제대로 된 검토조차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원주지방환경청을 규탄하는 한편, 사업자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를 중단하고 약속한 생태계공동조사를 즉시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지난 2일 원주지방환경청장을 면담한 자리에서도 이같은 요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자리에 동석한 시민공대위 관계자는 "원주지방환경청측은 개발 사업자도 민원인이기에 문서를 접수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과 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해 전달한 원주시에 책임을 떠넘겼다"고 이 날의 분위기를 전한 뒤 "다만 시민공대위가 문제점을 검토할 동안 협의의견을 1주일간 미루겠다는 약속만 받아냈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시민공대위는 원주시가 환경영향평가서를 접수해 전달하는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 등은 없는지 집중 검토하는 한편, 환경영향평가서 협의중단과 자연·생태·환경 분야 공동조사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천막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주민반대대책위 이규옥 위원장은 "청에서 시행한 공문을 제대로 이행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제출된 보고서를 강제할 수 없다면 앞으로 환경민원과 관련해 환경청의 협의요청을 실행하지 않아도 그것을 강제할 수 없다는 선례를 남긴 격"이라며 "공동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한 환경청의 절차 진행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