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지난해 7월부터 사실상 사업추진이 중단된 원동 나래구역 주택재개발사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표출됐다.

　지난 15일 원인동주민센터 회의실에서 열린 사업 추진상황 설명회에서 조합원들은 "이미 40여 세대가 집을 비워 이사를 마친 상태로 빈 집을 장기간 방치하면서 유발되는 각종 문제들이 심각한 상태"라며 "경기침체 등 어려운 상황은 이해하지만 기한도 없이 사업이 중단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공사측에 강력히 항의하는 한편 대안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앞서 시공사인 동부건설측은 추진상황을 설명하면서 "전국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로 원주에만 3천500세대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재로선 사업추진이 어려운 만큼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사업중단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조합원들은 "시공사측이 설계비용조차 지불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조합원들을 볼모로 잡아 둘 생각만 하고 있다"며 "상황이 좋아지길 기다리자는 말만으로는 신뢰하기 어렵다. 가시적인 대안을 제시하거나 아니면 사업 포기각서를 써달라"고 항의했다.

　시공사를 대표해 참석한 동부건설 서규찬 소장이 "내년 하반기에는 주택시장이 풀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있는 만큼 좀 더 참고 기다려보자"고 분위기를 풀어보려 했지만 깊이 쌓여있는 조합원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박기남 조합장은 "조합원 대부분이 경제사정이 넉넉치 않은 상황에서 사업지연으로 인한 고충이 크다"며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시공사측에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달라는 것인데 무조건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하니 조합원들이 대기업의 횡포로 생각하고 반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서명을 받아 시공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