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에는 연초록 잎들과 들꽃들의 향연 속에 아름다운 5월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 해마다 오월에는 계절이 주는 싱그러움과 함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각종 행사들이 열리고 부모님과 스승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기념일이 있어 분주한 가운데서도 가족과 삶의 참의미를 돌아보는 계기를 가지게 된다. 올해는 6.2 지방선거로 인해 연일 쏟아내는 선거관련 뉴스와 홍보물 홍수 속에서 그 소중한 의미들이 묻혀 지지는 않았나 하는 아쉬움을 가져 본다.

하지만 6.2 지방선거는 우리 어린이들과 부모님들, 선생님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국민들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훌륭한 일꾼들을 뽑아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우리들의 삶의 질을 높여갈 수 있는 중요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는 6.2 지방선거를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고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거는 유권자로서 자신의 의사를 대변해줄 대표자를 선출함으로서 정책결정에 간접적인 참여를 하는 가장 일반적인 정치 참여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지사, 시장, 시·도의원, 교육감, 교육위원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 여성 유권자들은 과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반문해 본다

첫째,  후보와 정책에 관해 여성 유권자 입장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갖는 것이다. 정치가 남성위주의 영역으로 인식되고 여성의 정치참여가 소극적인 상태에서는 남성들의 관심사만이 부각되고 여성유권자들의 관심사는 배제되거나 주변부화 되기 쉽다.

그러나 여성들에게 주어진 유권자로서의 힘(power)을 생각해 보자. 전체 유권자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은 정치에서 평등한 몫을 부여 받은 당당한 주체이다. 그러므로 이번 선거에서 여성유권자들은 여성들이 갖고 있는 꼼꼼함으로 후보들의 정책을 세밀하게 살펴보고 누가 여성들의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여성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지,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다각적으로 수집해야 한다. 그리하여 여성들의 견해, 이익, 관심을 선거에 적극 참여하여 밝히는 행동을 통해 여성들의 의견이 정치적 의사결정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여성들은 선거 자원봉사 활동에 적극 참여함으로서 깨끗한 선거문화와 건전한 사회풍토 조성에 기여할 수 있다. 자발적으로 선거에 참여하여 능동적으로 활동함으로써 스스로는 물론 주위까지 정치사회화를 확산 시킬 수 있다. 선거자원봉사자로서의 활동은 여성에게 현장에서 정치에 대한 학습기회 및 정치능력을 향상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셋째,  여성 유권자들은 선거 이후에도 계속해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이 투표한 후보자가 선거공약을 어떻게 지켜 가는지를 감시해야 한다. 혼자의 힘이 어렵다면 여성단체에 가입하여 함께 힘을 모아 선거공약 실천에 대한 압력을 행사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여성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는 그동안 간과 되어 왔던 많은 이슈들, 즉, 여성, 교육, 복지, 환경, 삶의 질, 성폭력 등 여성들의 삶과 밀접한 이슈가 정치의 중심적인 이슈로 떠오르게 할 수 있을 것이며, 자연스럽게 선거의 메커니즘과 지역에서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건물을 하나 더 세우고, 길을 하나 더 닦는 정책보다 시민의 생활과 밀접한 정책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지도자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세상의 절반인 여성, 그 여성을 위한 정책들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