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마음가짐은 되돌아 보면서 반성하는 일이다. 적은 이미 내 자신에게 있기 때문이다. 제갈량은 세상을 두루 보고 많이 듣고 살피며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한다. 자신의 재주만 믿었던 것이 아니라 천하의 재능을 모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천하를 얻을 수 있는 지혜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개방적인 생각을 갖는 일이 중요하다. 늘 하던 일에 매여서 제갈량처럼 세상보는 지혜가 생겨나지 않는다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환자와 의사의 관계에서 의사가 권위만 내세우고 고객인 환자에게 불친절하다면 다시는 그 병원을 찾지 않을 것이다. 고객인 환자를 중시해야할 의사가 어떻게 하면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 하면서 치료를 잘 할 것인가가 주된 관심사가 아니라 형식적으로 대하면서 돈만 벌 생각을 한다면 그 병원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환자가 밀려있어 환자에게 가까이 다가가 환부를 만져보지도 않고 자세히 설명도 하지 않아 신뢰감을 주지 못한다면 다시는 그 병원을 찾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서 신뢰관계를 실험한 결과가 있다. 병증세가 비슷한 A환자와 B환자를 치료하는데 A환자는 그 질병치료에 최고로 전문가인 권위있는 의사를 담당의사로 정하는 대신 약을 처방하지 않고 식염수만 투약하게 했다. 그리고 B환자에게는 갓 의대를 졸업한 신참의사를 담당으로 정하고 그 질병에 관한 적절한 약을 투약하게 했다.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식염수만 투약한 권위있는 의사가 담당한 A환자가 먼저 치료되었다고 한다. 이만큼 환자와 의사의 관계에서도 신뢰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서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구성원들간 신뢰도가 높아지게 되면 비용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성과가 있다. 상호 대화를 쉽게 많이 하게 되고 일하는 방식을 쉽게 동의하여 자발적으로 일하게 됨으로 생산성이 높아지게 된다. 세계를 무대로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 궁극적인 문제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것을 남들 보다 빨리 세상에 내 놓는 일이다. 사회에 신뢰의 수준이 내려가면 속도는 내려가고 비용은 올라간다. 반대로 신뢰수준이 올라가면 속도도 올라가고 비용은 내려가게 된다. 신뢰는 정말로 장기적인 성공의 열쇠다.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의 주인이다. 우선은 자기 자신과의 신뢰가 먼저다. 그리고 대인관계, 조직, 시장, 사회로 그 신뢰관계는 확대되어야 한다. 원주시의 발전도 바로 이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할 때 지역발전속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후보자들이 난립하고 있다. 우선은 정치후보자들의 제1조건도 자기신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원주지역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얼마나 신뢰를 받고 있는지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후보자로서 임기내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힐 수 있어야 한다.

지역에 대한 경영이 단순한 SOC투자와 확보가 아니라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구성원들간 일하는 방식과 투명한 운영으로 성과를 높여 원주지역사회 구성원들간 상호신뢰가 높아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이 정치지도자들이 해야 할 중요한 임무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구체적으로 후보자들이 임기내에 하려고 하는 일이 무엇인지 유권자들이 잘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맥관계에 의한 선택이 아니라 그 후보자가 정말 임기내에 하려고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중앙정치에 함몰되어 정치를 하려는 분들이 도대체 어떤 일을 임기내에 완수하겠다는 구체적인 비전도 없이 당선된다면 원주는 불행한 민선5기를 지내야 한다. 꼼꼼하게 후보자에 대한 자기신뢰도, 사회관계에 봉사할 수 있는 자질, 임기내 해야할 일에 대한 공감대도 없이 수천억원의 원주시 예산을 운영하게 할 수는 없는 일 아닐까? 광역이든 기초든 단체장이든 지방의원이든 신뢰받는 인물이 당선되어야만 원주시 발전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 해야할 일, 즉 목표를 정하여 원주시민들의 꿈을 이루어낼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