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을 삶아 발효시켜 만드는 청국장은 우리네 식탁의 터줏대감이다. 특유의 냄새 때문에 서양인들이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음식이기도 하지만 신 김치 쫑쫑 썰어 넣고 끓인 청국장 한 뚝배기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로 한국 사람들에겐 익숙한 먹을거리이다.

된장과 마찬가지로 주재료가 콩이기 때문에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하고 누룩곰팡이가 번식하면서 적당히 숙성되면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생기는데 이것이 장을 지켜주는 유산균이다. 그래서 변비 등 평소 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청국장을 환이나 가루로 만들어 약처럼 복용하기도 한다.

청국장을 만들 때는 메주콩을 10∼20시간 더운 물에 불렸다가 물을 붓고 푹 끓여 익힌 다음 그릇에 짚을 몇 가닥씩 깔면서 퍼 담아 60℃까지 식힌 다음 따뜻한 곳에 놓고 담요나 이불을 씌워 45℃로 보온하면 누룩곰팡이가 번식하여 발효물질로 변한다. 누룩곰팡이는 40∼45 ℃에서 잘 자란다. 이 곰팡이는 공기 중에도 있지만 볏짚에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청국장을 띄울 때 콩 사이사이에 볏짚을 넣고 띄우는 것이다. 하지만 농약에 오염돼 있거나 다른 유해균까지 볏짚에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볏짚을 이용하는 것은 이제 삼가야 한다.

볏짚대신 배양균을 첨가하면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데 하루 만이면 완성돼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음식이 그렇듯 아무리 좋은 음식도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청국장은 발효음식의 대명사라고 할 만큼 대단한 식품이지만 염분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어 몸이 붓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은 최대한 염분을 줄이고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영양과 기능

한국인의 대표 먹을거리인 콩은 두부, 비지, 된장, 고추장, 청국장 등의 식품으로 다양하게 이용되는데 소고기보다 월등한 양질의 단백질(40%)과 탄수화물(30%), 지질(20%) 뿐만이 아니라 비타민B군과 칼슘, 철분 등의 영양소가 들어 있다. 이런 콩을 발효시키면 100g당 1천억 마리 이상의 소화효소 균이 생기고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생리활성물질이 발생하고 기존 콩이 가지고 있던 영양소에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B1·B2, 나이아신, 판토텐산 등이 더해진다. 특히 콩에 없었던 새로운 물질인 점질물질(폴리글루타메이트)과 고분자 핵산, 항산화 물질은 갈변물질, 단백질분해효소 등이 생긴다.

단백질: 세포의 구성성분인 단백질이 풍부하다. 식물성이기 때문에 흡수도 잘 되고 근력 강화로 기초체력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근육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그래서 기력이 떨어질 때 고기를 먹어 단백질을 보충하기도 하는데 고기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흡수율이 낮을 뿐 아니라 지방이 함께 들어 있다는 단점이 있다. 피로가 심한 당뇨병 환자나 노인, 성장기 어린이들이 집중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이다.

비타민 B2: 청국장에 풍부한 비타민 B2는 해독 기능이 뛰어나 술이나 담배, 과로 등으로 지친 간 건강을 지켜준다. 그래서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숙취를 해소하기 위해 마시는 음료가 비타민 B2이다. 콩을 삶으면 비타민 B2는 줄어들지만 청국장으로 발효시키면 오히려 삶기 전 콩의 2배가량 늘어난다. 이는 당뇨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레시틴: 혈관에 달라붙은 콜레스테롤을 씻어내는 역할을 하는 레시틴은 필요한 영양소가 빠르게 인체 구석구석에까지 운반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인슐린 분비를 도와 당뇨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유화작용으로 여드름, 주근깨 등을 예방하며 부드러운 피부를 유지시켜준다.

비타민E: 청국장속에 있는 비타민E는 항산화작용을 하는데 인체에서 지방이 산화되는 것을 막아 준다. 이는 세포보호막의 노화를 막아주는 것과 같아 주름살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파이토에스트로겐: 콩에 들어있는 에스트로겐 유사물질인 파이토에스트로겐이 골다공증, 갱년기장애 등과 같은 질병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철분: 청국장에는 100g당 3mg의 철분이 들어있는데 이것은 식품으로서는 비교적 높은 수치이다. 또 철분을 충분히 활용해서 빈혈을 막아주는 비타민B12도 포함되어 있다.

단백질분해효소: 청국장은 발효가 일어나면서 단백질 분해효소가 대량 만들어진다. 이 단백질분해효소는 혈전예방 효과가 있어 중풍을 막아준다.

바실러스 균: 단백질을 분해해 작은 조각의 아미노산을 만들어 소화와 흡수를 돕는다. 이 균은 장 속의 유해균을 억제하고 병원균에 대항하는 균이다. 따라서 부패균이 만들어내는 발암물질 또는 발암촉진물질을 감소시킨다. 야쿠르트 등의 젖산균 음료의 균수와 비교하면 1g의 청국장에는 10억 개 이상의 균이 있는 반면, 유산균 음료 1g 에는 100만개 정도이다.

효과적으로 먹는 법

청국장을 찌개로 끓여 먹으면 염분섭취가 많이 되고 영양소가 파괴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끓이지 않은 상태로 먹는 것이 좋은데 찌개로 먹더라도 김치와 함께 충분히 끓인 다음 마지막에 청국장을 풀어서 불을 끄는 것이 좋다.

이렇게 보관하세요

생청국장일 때는 발효가 잘 되었는지 육안으로 확인이 되지만 분말로 만들었을 때는 분간을 할 수가 없다. 제대로 발효가 된 청국장은 미생물과 효소 그리고 생리활성물질 등이 풍부하고 또한 콩의 단백질이 우리 몸에 흡수되기 쉬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있기 때문에 흡수율이 95% 이상인 반면에 발효가 덜된 청국장의 콩은 흡수율이 6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냉장 보관은 15~20일 정도 가능하다. 냉동 상태에서는 6개월 정도가 보존되며 균이 손상되지 않는다. 그래서 한 끼 분량씩 비닐팩에 포장해 냉동실에 넣어 놓고 필요할 때 하나씩 꺼내 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