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면적 2천㎡ 미만 판매시설 입점 가능 조항 삭제
준주거지역, 도매시장만 허용 "지역상권 보호차원"

원주시는 전통재래시장과 영세한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유통업체 및 대형유통업체에서 직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진출을 규제하기로 했다.

원주시가 입법예고한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에 이 내용이 삽입돼 있으며, 오는 12월 원주시의회에 조례안을 상정해 통과되면 내년부터 적용된다. 용도지역 내에서 원주시 실정에 맞춰 건축을 제한하는 것으로, 제1·2·3종 일반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에서는 대형유통업체 및 기업형 슈퍼마켓 건축을 제한한다고 돼 있다.

현행 조례는 제2·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연면적 2천㎡ 미만의 판매시설은 입점이 가능하다. 그러나 개정안에서는 이 조항을 삭제하며 기업형 슈퍼마켓 진출을 막고 있다. 또한 현행 조례에서는 준주거지역의 경우 대형유통업체 및 기업형 슈퍼마켓 입점이 가능하지만 개정안에서는 도매시장 건립만 허용하도록 단서조항을 신설했다.

용도지역 내에서의 건축 제한은 지방자치단체 실정에 맞게 운용하도록 법령에서 조례로 위임한 사항으로,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고 원주시 관계자는 밝혔다. 원주시는 대형유통업체가 기업형 슈퍼마켓을 앞세워 골목상권까지 독식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어 영세 소상공인 및 중소유통업체들이 경영악화로 생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조례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대형유통업체가 원주에 진출하려 한다면 상대적으로 비싼 상업지역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지역상권 보호를 위해 이번 규제는 타당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형 슈퍼마켓의 경우 1천㎡ 이하로 입점하면서 사실상 이러한 규제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200여개 중소상인·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중소상인살리기 전국네트워크'는 지난 22일 대형매장 입점을 규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입법을 촉구하는 의견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의견청원서는 기업형 슈퍼마켓과 대형유통업체 개설에 대해 허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과 이미 영업 중인 점포도 유예기간을 거쳐 허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