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및 각급 학교에서 실시되는 영재교육이 특목고 진학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어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관내에서 영재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은 약 240명. 원주교육청 영재교육원에서 과학과 언어분야 80명, 서원주초와 원주중이 운영하는 수학영재학급 60명, 구곡초가 운영하는 인문사회영재학급 20명, 강원교육정보원의 정보영재 40명, 강원과학고의 수학·과학영재 40명, 사이버영재 2명 등이다.

이중 교육청 영재교육원이나 영재학급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은 서류심사, 적성검사, 면접 등 4차에 걸친 시험에 모두 통과한 학생들이다. 그러나 영재아의 판별은 애초 상위 5% 이내에 해당되는 학생에게만 자격이 주어지는 등 학업성적이 영재성을 판단하는 척도로 여겨진다는 지적이다. 애초 학문적 영재가 아닌, 창의적 영재를 판별할 만한 도구는 불분명하다는 것. 게다가 과학고나 외고 등 특목고를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자칫 우열반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입시과열경쟁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영재교육의 본래 취지는 어린 시절부터 학교현장에서 영재를 발굴, 창의나 사고력, 문제해결력 등을 계발시켜 국가의 인적자산으로 성장시킨다는 데 있다.

그러나 영재교육을 수료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특목고에 진학한다는 점에서 학업성적 상위권을 유지하는 학생들이 애초 취지와는 다른 목적으로 영재교육을 신청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또 영재교육을 수료하고 나면 특목고 진학 시 가산점을 부여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입시가 중요한 학생들에게는 커다란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특목고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교육의도를 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참여하는 경우가 있다"며 "개중에는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는 학생들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모 학교 영재담당 교사도 "뜻을 갖고 열심히 임하는 학생들이 있는가하면 영재교육이 방과 후에 진행되다보니 학원 등 사교육과 병행할 경우 교육활동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거나 수업일수만 채우고 수료증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 인력 부족

전문 인력 부족도 영재학급 운영의 어려움 중 하나다. 현 영재교육은 영재 기초연수과정 이상을 이수한 현직교사가 지도하고 있다. 기초연수의 경우 한국교육개발원으로부터 64시간 이상의 과정을 이수하면 된다. 지도교사들은 영재교육 역시 학교현장에서 출발한다는 공교육 강화의 측면에서 나름의 자부심을 갖고 교육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현직교사의 활용은 해당교사가 영재교육에 필요한 여러 가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영재학급 운영교의 경우 학생선발에서부터 졸업까지 신경써야하다 보니 기존 업무에 더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모 학교 담당교사는 "한 명의 영재담당 교사가 전담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교내 연수를 받은 해당과목 교사들이 돌아가며 지도하고 있다"며 "타 학교로 전근 간 종전 지도교사를 초빙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원주중학교 관계자는 "영재교육이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영재교육에 대한 현직교사들의 전문성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며 "정책적으로 좀 더 많은 프로그램 개발과 훈련, 교사연수가 수반된다면 차차 나아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현재 영재학급 운영예산은 연간 1천만원. 전문성 확보를 위해선 대학교수 수준의 강사를 초빙하거나 대학 등 관계기관과의 상호협력체제가 구축되는 것이 좋지만 대학교수 초빙 등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강릉원주대가 영재교육기관 구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국내 영재교육은  초입단계라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지만 서서히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