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공단 뒷편 우두산 약수터. 휴일이면 한시간을 기다릴 정도로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추억을 현재로 만드는 공간

우산동 우두산 약수터는 우산공단 뒷편에 자리하고 있다. 주말과 휴일이면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할 정도로 주민에게 인기가 많으니 명소라 아니할 수 없다. 겨울에도 얼지 않아 사계절 이용이 가능하다. 언제부터 주민이 이용했는지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그 만큼 역사 또한 깊다.

우산초등학교 총동문회장인 김연배(48) 17통장은 "어렸을 적에 땀띠가 나거나 옻이 오르면 할머니들이 약수로 등목을 시켜줬는데, 말끔히 낫곤 했다"고 말했다. 우산동 정하성 시의원은 "초등학교 때 칼싸움 하고 놀다가 목이 마르면 약수물을 마신 추억이 생각난다"고 전했다. 우두산 약수터는 우산동민에게 추억을 현재로 만드는 공간이자 편안한 휴식처이다.

우두산 약수는 바위와 바위 사이에서 흘러나온다. 먹는 물 기준에 어긋난 적이 없을 뿐더러 '물맛'은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여름에 비가 많이 오는 짧은 기간을 제외하면 항상 일정 양의 물이 나온다. 원래 노지에 있던 약수터였는데, 지금은 비·바람을 피하고 편히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는 우산동 청·장년 자율방범대의 공이다. 자율방범대는 10년 넘게 우두산 약수터를 관리해 오고 있다. 10여년 전 비가 오면 불편하고 겨울이 되면 추위를 막고자 비닐로 비가림 시설을 설치했다. 그리고 3년 전 아크릴로 새롭게 단장했다. 내부에는 벤치 3곳을 설치해 앉아서 편히 약수를 뜰 차례를 기다릴 수 있도록 했다. 여름이면 아카시아 나무와 참나무, 잣나무 등이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 약수터를 더욱 운치있게 만든다.

우두산 약수터는 우산동 장구봉 등산로와도 연계된다. 장구봉을 오르는 길은 상지대 한방 병원 뒷편 등 여러 곳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우두산 약수터로 오르는 길이다. 우두산 약수터는 등산로 초입으로 출발해 왕복하면 1시간30분 가량이 소요된다. 운동도 하고 약수도 뜨고, 1석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예전에는 일명 '토기샘터'로 불리던 곳. 수십년을 변함없이 주민의 벗이 되고 있다.

김선기 기자skkim@wonjutoday.co.kr